한나라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의 임태희 소장은 “이명박-박근혜 양 후보의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은 한나라당으로서는 축복이자 재앙”이라며 두 후보가 경선 후 분열할 경우 정권교체가 물 건너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본선에서 이명박-박근혜 협조없이는 지지층도 분열"
현재 중립지대에 서 있는 임 소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금 나와있는 여론조사 결과만 분석해도 두 사람의 (본선에서의) 협조는 불가피하다”며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층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노년층과 블루칼라 등 서민층인 반면 이명박 후보 지지층의 경우 젊은층, 화이트칼라, 수도권 쪽에서 많이 지지한다”고 각기 상이한 지지층을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두 사람이 경선 후 화합해 끝까지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할 때 겹치지 않는 두 후보의 지지층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고 그만큼 정권 교체의 가능성은 커진다”며 “그러나 거꾸로 감정의 골이 깊어져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상호간 인식이 싹튼 다면 이것은 당의 정권교체에 경고음이 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소장의 이같은 경고는 이명박계 공성진 의원이 박근혜 후보가 당 후보가 될 경우 이재오 최고위원 등 이명박계 수도권 의원들이 이에 불복해 당을 깨고 나올 수도 있다고 발언하는 등 당내 일각에서 '분당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경고여서 주목된다.
또다른 당내 일각에서는 반대로 이명박 후보가 당 후보가 될 경우에는 이에 반발하는 대구경북(TK)의 박근혜 지지 의원들이 탈당, 이회창 전총재를 중심으로 신당을 짜 연말 대선 및 내년 총선에 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 소장은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을 '민생'과 '통합'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민의 요구에 해당하는 시대정신은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것, 즉 교식주 해결"이며 "다른 하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시대정신, 그것은 대한민국을 세계화, 선진화 시킬 수 있는 비전과 영호남의 통합뿐 아니라 남북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통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또다른 시대정신인 통합에서 두 후보가 불안하다는 것"이라며 "남남 통합과 남북 통합을 위한 좀 더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하긴 지금처럼 당내에서도 통합이 안되는데 어떻게 그런 남남통합, 남북통합의 시대정신을 이뤄낼 수 있겠나? 그러면서 노무현 정권이 좌우 대립을 통한 국민 분열을 야기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지금처럼 두 후보가 경선 승리를 위해 이 공약 저 공약 내놓는 것에 한편으로 우려된다”며 “두 사람은 한 사람의 대선 주자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한나라당의 후보인만큼 당연히 대선 공약은 당이 중심이 돼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여러 공약을 내고있지만 결국 본선에 가면 그 공약을 당의 공식 대선 공약으로 할 지 말 지는 당이 결정해야 한다”며 “본선에 가서 그 공약이 본선용으로 써도 될는지는 그 때까서 더 냉정한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박근혜의 대선공약의 현실성 등을 엄격히 검증해 대선공약으로의 채택여부를 당이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
“이명박 본선나가면 이해찬, 박근혜면 손학규가 나올 가능성 커”
한편 임 소장은 범여권 단일후보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선 이명박 후보의 경선 승리시 이해찬 전 총리가 가장 유력한 반면, 박근혜 후보의 경선 승리시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가장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해 “이 전 총리는 이미지도 그렇지만 이제껏 풍부한 국정운영과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력을 내세울 것”이라며 “이 전 총리의 날카로운 이미지 때문에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골수 안티층도 많지만 일반 국민들을 볼 때 이 전 총리는 ‘뭔가 할 수 있다’는 이미지도 꽤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는 이명박 후보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범여권의 현실적인 정치 지형을 보더라도 이 전 총리는 친노직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연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며 “특히 상대방과 토론을 할 때도 자신의 깊은 지식을 활용해 상대방을 무력화시킨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다음은 지난달 28일 있었던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과의 인터뷰 전문.
"2007 대선의 시대정신은 '교식주'와 남남-남북 통합"
뷰스앤뉴스(이하 뷰스) 최근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당 무계파 의원으로서 어떻게 바라보나?
임태희 의원(이하 임태희) 한마디로 우려스럽다. 검증은 철저히 해야되겠지만 그 공방과정에서 그것이 사실관계와 관련없이 후보만 상처를 받는 결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것들이 계속 쌓이게 되면 경선 후 승자가 본선에 가더라도 범여권의 공격 빌미로 제공되는 꼴이 된다. 양 진영의 검증공방을 보면 과연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후보들인지 의심스럽다. 경선 후에 과연 동지로서 함께 갈 것인지도 의문이다.
뷰스 박근혜 후보 진영에서는 본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후보 검증은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임태희 검증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검증위를 둔 이상 검증위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라는 거다, 검증위는 일종의 양측간의 간접 대화 통로이기도 하다. 당에서 검증위를 둔 목적중의 하나도 후보 검증도 하지만 동시에 양측의 정치공방에서 양 진영이 감정이 격화될까봐 검증위를 통해 간접대화를 하며 그 진통을 낮추는 목적도 있다. 후보 진영간 직접 공격을 가하는 것은 둘의 약속에도 어긋나고 검증위를 무력화 시키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뷰스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후보 등은 이명박-박근혜 양 유력후보가 본선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한다. 특히 두 사람의 포지션이 금번 대선의 시대정신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임태희 시대정신이란 두 가지 의미로 정의될 수 있다. 하나는지금 이 시대를 살고있는 국민의 요구다. 또 하나는 현재 국민의 요구도 중요하지만 그와는 조금 다르게 국가가 나아가야 할 미래에 관련된 비전을 말한다.
우선 국민의 요구에 해당하는 시대정신은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것, 그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라고 본다, 바로 ‘교식주’다. 사교육 문제 등 교육 문제, 먹고 살 일자리 문제, 기거할 집 문제인 주택 문제, 바로 교식주 문제가 지금 현재 국민이 요구하는 교식주다. 이것을 대선 후보 중 누가 가장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 그 구체적인해결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반면 현재 직면한 문제에서 조금 눈을 돌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시대정신을 들 수 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시대정신, 그것은 대한민국을 세계화, 선진화 시킬 수 있는 비전과 국가 통합이다. 영호남의 통합 뿐만 아니라 남북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그런 통합이 바로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두 측면의 시대정신을 생각해 볼 때, 이미 열린우리당 등을 비롯한 범여권은 이러한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없는 정치세력임이 노무현 정권을 통해 톡톡히 입증됐다고 본다. 교식주도 해결못했고, 그렇다고 통합을 논하거나 세계화를 논할 자격도 상실했다.
그런면에서 한나라당 유력 후보인 이명박-박근혜의 경우에는 교식주 해결을 위한 준비는 어느정도 된 듯하다. 물론 홍준표 등 나머지 후보들이 주장한 시대정신도 보완할 필요는 있다.
문제는 또다른 시대정신인 통합에서 두 후보가 불안하다는 것이다. 남남 통합과 남북 통합을 위한 좀 더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하긴 지금처럼 당내에서도 통합이 안되는데 어떻게 그런 남남통합, 남북통합의 시대정신을 이뤄낼 수 있겠나? 그러면서 노무현 정권이 좌우 대립을 통한 국민 분열을 야기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다.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은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 것은 한나라당의 "축복이자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이영섭 기자
"이명박 되면 이해찬, 박근혜 되면 손학규가 범여권 후보 될 가능성 커"
뷰스 일각에서는 범여권이 이명박-박근혜 후보 둘 중 어느 후보가 나오느냐에 따라 그에맞는 맞춤형 후보를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
임태희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면 저쪽에서는 이해찬 전 총리를 내세울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 전 총리는 이미지도 그렇지만 이제껏 풍부한 국정운영과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력을 내세울 것이다. 이 전 총리의 날카로운 이미지 때문에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골수 안티층도 많지만 일반 국민들을 볼 때 이 전 총리는 ‘뭔가 할 수 있다’는 이미지도 꽤 가지고 있다. 그러면에서는 이명박 후보와 비슷하다.
거기다 범여권의 현실적인 정치 지형을 보더라도 이 전 총리는 친노직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연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반면 박근혜 후보로 낙점되면 범여권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나 한명숙 전 총리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잘 알려진 바대로 한 전 총리는 박근혜 후보가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범여권의 지분을 살펴볼 때 한 전 총리보다는 손 전 지사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뷰스 홍준표 후보도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해 높게 평가하던데 특별히 이 전 총리의 장점이 무엇이라 보나?
임태희 일단 이 전 총리는 경제, 행정, 정치 분야에 두루 능하다. 그만큼 내공이 풍부하다. 거기다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워 정치적 로직을 철저히 갖춘 인물이다.
상대방과 토론을 할 때도 자신의 깊은 지식을 활용해 상대방을 무력화 시킨다. 만약 상대방이 자신과 비슷한 지식의 소유자일땐 본인의 정치적 로직을 활용해 철학적인 문제로 상대방을 압도한다.
"겹치지 않는 이명박-박근혜 지지층은 한나라당에 축복이자 재앙"
뷰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경선을 무사히 마친다고 해도 이명박-박근혜 두 주자의 화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까지 전망한다. 후보교체론까지 제기되는 여진이 대선 직전까지 잠복해 있을 거라는 전망도 들린다.
임태희 걱정되는 대목중의 하나다. 그러나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두 사람의 화합없이는 역부족이다.
지금 나와있는 여론조사 결과만 분석해도 두 사람의 협조는 불가피하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층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노년층과 블루칼라 등 서민층이다. 반면 이명박 후보 지지층의 경우 젊은층, 화이트칼라, 수도권 쪽에서 많이 지지한다.
이명박-박근혜 양 후보의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은 한나라당으로서는 축복이자 재앙이다. 두 사람이 경선 후 화합해 끝까지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할 때 겹치지 않는 두 후보의 지지층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고 그만큼 정권 교체의 가능성은 커진다. 그러나 거꾸로 감정의 골이 깊어져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상호간 인식이 싹튼다면 이것은 당의 정권교체에 경고음이 울릴 것이다.
"이명박-박근혜가 지금 내놓는 공약이 전부 한나라당 대선 공약 되는 것 아냐"
뷰스 박근혜 후보 쪽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경부 운하 공약을 집중 공격하고 있는데 어느 후보로 결정되면 지금의 다툼과 상관없이 승자의 공약이 당의 공식 공약이 되는 것인가?
임태희 나도 그 부분이 걱정인데, 지금처럼 두 후보가 경선 승리를 위해 이 공약 저 공약 내놓는 것에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두 사람은 한 사람의 대선 주자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한나라당의 후보다.
당연히 대선 공약은 당이 중심이 돼 만들어져야 한다. 두 사람 모두 여러 공약을 내고있지만 결국 본선에 가면 그 공약을 당의 공식 대선 공약으로 할 지 말 지는 당이 결정해야 한다.
지금 각 후보의 공약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다 해도 엄밀히 따지면 경선용에 불과하다. 본선에 가서 그 공약이 본선용으로 써도 될는지는 그 때까서 더 냉정한 판정을 받아야 한다. 당내 의견 교환과 좀 더 면밀한 판단이 서야 그 때 당의 공식 공약이 될 수 있다.
무턱대고 후보들의 현재 지지층에나 먹히는 공약을 당의 대선 공약으로 채택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지금의 이명박-박근혜 공약이 모두 한나라당의 공약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철저히 마케팅해야 할 공약과 버릴 공약을 당은 선별해야 한다. 아울러 한나라당이 집권 비전에 걸맞는 준비해 둔 공약도 그 때 함께 제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