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 총리는 이날 9시 25분께 내란특검이 위치한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해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수고하십니다"라고만 말한 뒤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오전 9시 30분께부터 한 전 총리를 불러 비상계엄 선포 과정과 전후 지시사항 등을 조사중이다.
한 전 총리는 '국정 2인자'로서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방조·가담한 의혹을 받는다.
한 전 총리는 그간 계엄 국무회의에서 계엄 선포문을 받은 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2월 6일 "해제 국무회의가 될 때까지는 전혀 인지를 하지 못했고, (나중에) 제 양복 뒷주머니에 (계엄 선포문이) 있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고, 지난 2월 20일 탄핵심판에서도 "언제 어떻게 그걸 받았는지는 정말 기억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특검이 확보한 계엄 국무회의 당시 대접견실 CCTV 영상에는 한 전 총리가 다른 국무위원들 자리에 놓여 있는 계엄 문건뿐 아니라 접견실에 남아 있던 문건까지 하나하나 모두 챙겨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이 최초 계엄 선포 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계엄 선포문을 작성하고 폐기했다는 혐의의 공범으로도 지목된 상태다. 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5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작성한 허위 계엄 선포 문건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나란히 서명한 뒤 '사후에 문서를 만든 게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폐기를 지시했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한 전 총리는 또한 계엄 당일 밤 11시12분께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하며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방해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는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안이 통과된 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통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제기된 의혹 전반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앞서 이상민 전 장관을 조사후 구속영장을 청구해 수감한 바 있어, 한 전 총리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9일 아침 내란특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