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부진에 부심하고 있는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지지율 하락의 근원인 이라크전 장기화를 비난하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의원들, 이라크 상황 악화에 부시에게서 등 돌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한때 이라크 침공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해 오던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매일 들려오는 종파간 분쟁 소식들로 인해 전쟁의 어려움을 토로하는가 하면 전쟁 계획과 실행에 관련된 실수들을 지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쉐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의 경우 자신이 속해있는 하원 정부 개혁 위원회에서 백악관의 전략과 매일 증가하는 전쟁 비용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한때 전쟁을 적극 지지하던 질 거트네츠 의원 역시 이번 주 이라크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 "바그다드의 상황은 '우리가 믿도록 이끌어졌던 것'보다 열악했다"며 백악관을 비난하고 "즉각 미군 철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존 튠 공화당 상원의원도 '내셔날 프레스 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약 올해 재선을 위해 선거에 출마한다면 부시대통령과 그의 안건에 대해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부시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오히려 "내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실수들이 있었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해 이라크 침공이 실수라고 주장했다.
<WP>는 이들이 보여 주듯이 한때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던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부시대통령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으며, 현재 이들이 두 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첫 번째는 자신은 부시대통령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히 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사악한 적에게 패배했다는 점을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모른 척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것.
이라크를 방문한 쉐이스 의원이 장병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이라크 방문 뒤 이라크 주둔 미군 철군에 찬성했다.ⓒ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 더 이상 언론의 이라크 편파 보도 주장하지 않아
WP는 또한 공화당의원들이 더 이상 "언론들이 이라크의 좋은 소식들을 전하기 않고 불공정한 행태를 보여 왔다"고 말하기를 꺼려한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의원은 이라크 전쟁의 참상에 대해 "마치 카트리나가 지나간 뒤의 모습과 같다"고 이라크 국민들이 겪는 참상에 대한 충격을 드러냈다.
거트네츠 의원도 "백악관에서 항상 '방향을 유지하라'고 강요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정치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닌 듯하다"며 백악관이 공화당의원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다가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짐 거라츠 공화당의원은 정부의 안정성과 정부군이 관할하는 지역 등을 포함해 이라크의 진전 상황을 정확히 측정하는 수단을 만들기 위한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이다.
거라츠 의원은 "상원이 앞으로는 더욱 열성적으로 나서서 이라크 상황에 대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면서 "이라크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백지수표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 앞으로 이라크 전쟁 비용에 대해 철저한 심의를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거라츠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라크가 미국의 백지 수표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전쟁 비용에 대한 철저한 심의를 주장했다.ⓒ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 "이라크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토로
WP는 최근 공화당 출신 상하원 의원들이 즉각적인 이라크 철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철군에 대해 "지금은 그렇게 철군할 때가 아니다"고 주장하던 거트네츠 의원은 "내가 그때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어쩔 수 없이 전쟁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공화당 의원들이 "이라크 전쟁 이야기는 국민들이 중앙정부를 들여다보는 렌즈 같은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라크 전쟁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점 때문에 이라크 전쟁에 대한 이들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