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10일 사의를 표명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고위 공직자로서 순수한 개인적인 판단”이라며 청와대의 자진사퇴 요구설을 일축했다.

김 내정자는 기자회견 이후 진행된 일문일답에서 ‘청와대에서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화재사고 발생 직후부터 (사퇴를) 고심했다”며 “미리 사퇴의사를 밝히는 것보다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통해 객관적인 진상이 모두 밝혀진 뒤에 사퇴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끝까지 원칙을 지켜 주시고 경찰의 사기를 위해 도와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내정자는 검찰이 전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진압작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데 대해서도 “작전을 지휘한 현장 지휘관들이나 참가한 경찰관과 전-의경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불법에는 강한 경찰, 선량한 시민에게는 더없이 친절하고 따뜻한 경찰을 만들어 보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을 이제야 실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무척 아쉽다”며 “그 힘든 과제를 후배들에게 모두 미루고 떠나가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후배들이 더 빨리, 더 훌륭하게 그 꿈을 이뤄 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