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통계당국이 파생금융상품인 통화스와프 거래를 통해 정부부채를 감췄다는 의혹에 대해 이달 말까지 해명할 것을 그리스 정부에 요구했다.

아마뒤 알타파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15일 언론에 보도된 그리스 정부의 통화스와프 거래에 대해 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Eurostat)에 통보된 적이 없다면서 그리스 정부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알타파이 대변인은 그리스 정부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EU 규정에 어긋나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계약 내용을 알아야 한다. 만일 규정을 어겼다면 정부 재정수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런 거래는 2001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스와프 가치를 시장가치에 따라 변동하는 환율과 금리로 평가했다면 불법적인 금융거래는 아니라면서도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뉴욕 타임스(NYT) 인터넷판은 그리스 정부가 EU의 감시를 피해 부채를 늘리며 재정위기를 키우는 과정에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등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이들 은행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된 파생금융의 일종인 통화스와프를 활용, 그리스 정부가 눈에 띄지 않게 부채를 늘려왔다는 정황이 문서와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에 편입된 직후인 2001년 골드만삭스와 통화스와프 거래를 통해 10억달러를 조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파생상품 거래는 그 당시엔 합법적이었다"면서 "그리스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도 있었던 관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거래가 나중에 불법화됐고, 그때부터 그리스는 그런 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