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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원 구속, 주말께 금융감독간부들 영장

법-검 갈등 일단 숨고르기, 이강원 배임혐의 전면부인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로 갈등을 빚고 있는 법원과 검찰간의 갈등이 7일 새벽 이강원(56) 전 외환은행장의 구속으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법-검 충돌의 직접적 발단이 된 유회원(55) 전 론스타코리아어드바이저 대표, 엘리스 쇼트(46) 론스타 부회장, 마이클 톰슨(45) 론스타 아시아 지역 고문변호사 등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체포영장 재심사가 이 날 안으로 다시 열리고 주말에는 금융감독당국에 대한 영장 청구가 예고돼 있어 여진은 그대로 남아있다.

법원 "증거인멸의 개연성 높아 구속"

서울중앙지법은 7일 새벽 2003년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정에서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히고 19억8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ㆍ수재)로 영장이 발부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이상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씨가 굉장히 여러 번 검찰 수사를 받은 것을 보면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힘들었지만 지위에 비추어 증거 인멸의 개연성은 높다고 판단했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강원 "론스타 만이 유일한 대안, 한 점 부끄럼 없어"

하지만 이 전 행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지침에 따라 일을 처리했을 뿐이고, 공개 경쟁입찰을 했더라도 결과는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며 배임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 전 행장은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해서도 “당시 부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본금 확충이 필요했고 론스타는 외환은행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법원도 이 전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나 “(혐의의) 어느 쪽은 소명됐고, 안 됐고 하는 식으로 나눠서 밝히기 곤란하다”며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꺼려했다.

특히 법원은 매각에 따른 외환은행의 피해액수에 대해서도 “(검찰과 피의자의 주장에)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 (검찰이) 나름대로는 계산해 놨는데 전제가 너무 많이 틀리고 피의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해서 다툼의 소지가 있어 ‘구체적으로 얼마다’라고 말하기 힘들다. 검찰 계산법으로는 50억원 이상”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 전 행장은 이 날 새벽 서울구치소로 구속수감 되기 직전 기자들 앞에서도 “론스타만이 유일한 대안이었으며 모든 노력을 경주해서 만족스러운 가격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으며, 양심에 가책 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강원 구속으로 탄력받는 검찰 수사, 재경부-금감위 관련자 줄소환 예고

그러나 검찰은 이 전 행장의 구속으로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헐값매각을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 등 관계당국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씨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도 이번 주말께 금융감독ㆍ승인 기관 관계자들을 형사처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외환은행 매각 당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재경부, 금감위 등 관련자들을 겨냥했다.

채 수사기획관은 이 전 행장의 영장 발부와 관련해서도 “사필귀정이다”며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 론스타 경영진 3명에 대한 체포영장실질심사가 이 날 중으로 다시 열려, 그 결과에 따라 법-검 갈등 증폭은 물론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검찰은 이들 론스타 경영진이 외환카드 인수 과정에 허위 감자설을 유포하는 등 위법행위를 했다며 구체적인 피의 사실까지 알리며 이들에 대한 구속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 주말에 외환은행 BIS 조작에 연루 혐의가 있는 금융당국 간부들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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