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27일 "앞으로 당정 갈등을 겁내지 않겠다"며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마이웨이 선언'을 했다.
김근태 "앞으론 당정 갈등 겁내지 않겠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가 대화정치를 복원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우리는 국정운영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국정을 바로해나가는 일을 대폭 강화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는 방향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당정 협의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장은 "주요한 국정현안에 대해 당의 입장을 확실히 하겠다"며 "정책의총을 강화해 주요 현안에 대한 당론결집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가) 정책 방향을 정하는 때부터 당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당청간) 견해차이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당이 정책결정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김 의장은 또 "대통령과 정부에게 국민의 생생한 민심을 전하고 국정을 바로 해나가는 일을 대폭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직접 대화가 중요하며, 필요하다면 정례회동을 통해 책임있는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우회적으로 청와대에 정례회동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연합뉴스
김의장, 부동산대책 협의차 盧 면담 수차례 요구했으나 거절 당해
여권 소식통은 이와 관련 "김 의장이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신사적인 배려'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며 김 의장과 청와대간 최근 벌어진 물밑 갈등을 전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김 의장은 부동산 대란으로 불거진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고 판단, 분양원가 공개 등 부동산대책을 비롯해 당면 현안을 논의하자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면담을 수 차례 신청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었고, 참다 못한 김 의장이 지난 25일 오전에 열린 당-정-청 4인 회동에서 당의 입장을 최후통첩했다.
그러자 나온 노 대통령 반응이 26일 오전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나온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여-야-정 정치협상'은 사실상 한나라당에 대한 '제2의 대연정 러브콜'이라는 게 김 의장측 판단이고, 김 의장은 이에 당을 철저히 도외시하고 있는 청와대에 대해 격노했다는 것이다.
그는 "김 의장 입장에서 보면 청와대가 당도 그렇고, 개인도 철저히 무시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느니까 '계급장'을 뗄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해, 그동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는 당청 갈등이 본격적으로 수면위에 떠오를 것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