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 열차들끼리 추돌, 경부선 운행 중단
차량 9량 탈선, 1명 부상
이어 부산 방향으로 가던 다른 KTX 101호 열차가 사고로 탈선돼 있던 4012호 KTX와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처음 추돌사고를 낸 열차들 가운데 9량으로 편성된 무궁화 열차의 기관차 1량과 20량짜리 KTX의 2∼9호 객차 8량 등 모두 9량이 탈선하면서 대구권을 지나는 상·하행선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현재 경부선은 KTX의 경우 서울∼김천·구미역과 동대구∼부산 구간에서만 이뤄지고 있고 일반 열차는 서울∼왜관과 동대구∼부산 구간에서만 운행하고 있다.
또 사고 열차의 일부 승객이 객차 창문을 깨고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찰과상 등을 입었으며 이 가운데 50대 남성 1명은 통증을 호소해 119를 이용,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가 난 열차에는 4012호 KTX열차와 무궁화호 열차에 각각 270여명, 101호 KTX열차에 60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지만 다행히 중상자나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는 대구역 구내를 통과해 본선에 진입하던 2대의 열차가 진입 순서를 지키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사고 열차가 멈춰 선 위치, KTX는 대구역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는 점 등으로 미뤄 먼저 본선에 진입을 시작한 KTX를 다른 선로에서 본선으로 진입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들이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사고 당시 신호기와 선로차단기 등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무궁화호 열차 기관사가 신호를 잘못 보거나 관제실과 교신 착오 등으로 KTX가 완전히 대구역 구간을 통과하기 전 열차를 출발시키는 바람에 사고가 났을 것을 보고 사고 수습이 끝나는 대로 기관사들을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이 사고로 대구역에서 하차한 승객들이 버스나 택시 등을 이용해 동대구역으로 이동하면 전세버스를 이용해 부산이나 대전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고 이후 열차를 이용할 예정이던 승객은 운행 중단 구간에서 전세버스 등 연계 교통편을 이용해 운송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고 열차에 타고 있다가 동대구역으로 옮긴 승객 300여명 등 열차 이용객들은 대체 교통편이 빨리 가동되지 않는다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대구의 KTX 정차역인 동대구역 관계자들은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나도록 사고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 이용객들의 전화 문의에 정확한 안내를 하지 않아 역에 나온 승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는 등 사고 대처에 미숙함을 드러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에 관계된 열차가 많아 복구작업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경부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열차 운행 여부를 확인하고 집을 나설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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