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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1차 전쟁' 안개속, 강재섭 '휘청'

'중재안 찬성' 과반 안돼, 보수신문도 '강재섭 질타'로 선회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박근혜 진영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중재안을 강행처리하기로 함에 따라 오는 15일 소집되는 상임 전국위원회에서 이명박-박근혜간 치열한 전쟁이 불가피해졌다. 양측에서는 이를 오는 21일 예정된 전국위원회에 앞선 '1차 전쟁'으로 부르고 있다.

강재섭 중재안 지지 과반 미달

김학원 전국위원회 의장은 오는 15일 일단 회의는 열겠으나 대선주자간 합의가 안된 중재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 그러나 15일 상임 전국위에서 압도적 다수가 중재안을 찬성한다면 김 의장이 끝까지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때문에 79명의 상임 전국위원들의 '표심'이 이번 1차 전쟁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명박 진영이 1차 전쟁에서 박근혜 진영 및 김학원 의장의 반대에도 강재섭 중재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최소한 과반수인 40명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다가 강행 처리의 명분을 얻기 위해선 50명선까지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까지 조사결과 강재섭 중재안 찬성자가 과반에도 못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선일보>가 10일 79명 위원 중 전화가 된 위원 7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찬성 34, 반대 26, 유보 13명으로 조사됐다. 유보 위원 전체가 찬성으로 돌아서지 않는 한 강행 명분이 약하다. <한국일보>의 같은 날 조사결과도 조사에 응한 72명 중 찬성 31, 반대 26, 유보 15명으로 조사됐다. <조선일보> 조사결과보다 이명박 진영에 더 불리한 숫자다.

설령 강재섭 대표가 간신히 과반의 지지를 얻어 이를 오는 21일 9백여명의 전국위원이 모이는 전국위원회에 상정한다 할지라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8~9일 한나라당 대의원 1천2백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선후보 지지도는 이명박 44.3%, 박근혜 42.3%로 오차범위내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대표가 중재안의 전국위 상정을 강행하더라도 압도적 지지를 얻기란 불가능하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당안팎의 비난이 고조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캠프 배수진 "전국위 강행 통과되면 경선 불참"

더욱 박근혜 전대표는 강재섭 중재안이 전국위에 상정해 통과될 경우 '경선 불참'을 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나온 상태다. 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11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전국위에서 중재안 통과시 박 전대표가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것은 캠프의 공식입장"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박 전대표는 이같은 자신의 비장한 각오를 분명히 드러내려는 듯 11일부터 13일까지의 모든 일정을 접었다. 같은 기간 이명박 전시장이 휴전선과 광주를 찾아 자신에게 부족한 '평화' '개혁' 이미지를 확산시키려는 것과 대조적 모습이다. 박 전대표 특유의 건곤일척 승부수다.

당직자-보수신문들도 '강재섭 질타'

이처럼 박 전대표가 사즉생의 배수진을 치고, 이에 따라 경선 자체가 무산될 위험성이 커지자 당 안팎에서 강 대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에서는 이미 김형오 원내대표는 "강재섭 중재안은 강재섭 혼자 안"이라며 자신과도 사전협의없이 이명박 전시장측에 유리한 안을 낸 강 대표를 질타하며 사실상 강대표와의 결별을 선언한 상태.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도 곧 소장직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도파 중진인 홍준표 의원도 "만석꾼이 쌀 한섬을 더 가지려 해선 안된다"고 강대표와 이명박 진영을 싸잡아 질타했다. 상당수 당직자들도 내놓고 말은 못하나 강 대표 '전횡'을 비판하는 분위기다.

보수진영 여론형성에 영향력이 큰 메이저 보수신문 분위기도 강 대표 비난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조선일보>는 11일 '강재섭 중재안이 힘 잃는 이유'라는 기사에서 첫번째 이유로 '1등에게 유리한 내용'를 꼽았다. 강 대표가 일방적으로 이 전시장에게 유리한 중재안을 만들어 당내 지지를 못받고 있다는 질타다.

<중앙일보>는 11일 아예 '강재섭 대표의 리더십 문제 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상황이 여기에 이른 데는 강재섭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무작정 발표부터 해 놓고 따라오라고 해서야 그 뒤에 닥칠 사태를 어떻게 책임질 건가. 정치 생명을 걸었다고 외쳤지만 결국은 한쪽에 줄을 서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질타했다. 강 대표가 이명박 쪽에 줄을 선 게 아니냐는 질타다. 사설은 "경선 규칙 개정 문제를 전국위원회로 가져가는 건 급하지 않다. 최선책도 아니다"라며 "강 대표가 정말 정치 생명을 걸고 두 예비 후보 간의 협의를 진행하라"고 전국위 상정 철회를 주문했다.

강 대표 중재안을 강행하다가는 한나라당이 두토막나면서 연말 정권교체가 힘들 수도 있다는 위기감의 표출로 풀이된다.

이제 공은 박 전대표 쪽에서 다시 강 대표와 이명박 전시장에게 넘어가는 모양새다. 강 대표는 이번 파문으로 사실상 대표의 권위를 상실한 상태다. 설령 중재안 강행처리에 성공한다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강 대표가 '결자해지'할 지, 금주말이 주요고비가 될 전망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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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9 14
    dydentks

    강재섭 너 나쁜놈이다.
    당신 마지막 줄타기도 절묘한 선택인지 지켜보겠다. 얍삽한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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