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한나라, 유류세 대폭 인하 추진

10% 인하 가능성, 국회 역학관계 변화로 정부 저지 힘들듯

한나라당이 살인적 고유가 시대를 맞아 유류세 대폭 인하 추진 방침을 밝혀 정부와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명박-박근혜 공방으로 실추된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공세의 성격이 짙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6월 임시국회서 유류세 대폭 인하 추진하겠다"

이주영 정책위의장 대행은 16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휘발유 평균가격이 최근에 리터당 1천6백원을 돌파하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며 "정부는 세수확보가 비교적 쉽다는 점에서 교통세 인하를 기피하고 있지만, 운전자들은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러 가는 게 아니라 세금을 넣으러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최근 고유가 시대에 운전자들이 겪는 고통을 대변했다. 실제로 리터당 1천6백원인 유가 가운데 1천원이 세금이다.

이 대행은 "휘발유에 붙어있는 세금인하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정부는 인위적으로 기름값에 손대지 않겠다면서 ‘비싸면 안쓰면 그만아니냐’는 식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유류세는 IMF직후에 유류 소비억제를 위해서 아주 높은 세금을 붙였던 세금들로 우리나라 휘발유세를 인근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일본의 4배, 미국의 25배에 달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승용차가 생활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이러한 유류세가 유류소비 억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는 단지 재경부가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기 위해서 하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정부 주장의 허구성을 꼬집었다.

그는 "거두기 쉽다는 이유로 서민들 부담이 많은 간접세를 유지해서는 안된다고 보는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이라며 "전문직 세원포착 강화 등 직접세를 높이는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되고, 유류에 부과되는 세금들은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 줄기차게 주장해왔지만 이번 기회에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 이번 6월국회에 적극 나서겠다"며 6월 임시국회에서 유류세 대폭 인하를 위한 대정부 총공세를 예고했다.

유가가 살인적 고공행진을 거듭, 서울 일부 주유소에서는 리터랑 1천7백원을 받을 정도까지 되면서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운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경제단체 환영, 정부는 반대

한나라당이 유류세 인하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7월에도 민생 10대 추진과제 중 하나로 유류세 10% 인하 추진 방침을 밝혔다. 맹형규 당시 정책위의장은 "유류세 10% 인하시 2조1천억원의 감세 효과가 나타나면서 민간 소비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당시 한나라당의 유류세 인하는 정부의 강력 반대와 열린우리당의 비협조로 무산됐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당시와 상당히 달라졌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우선 국회 역학관계가 바뀌었다. 열린우리당이 제2당으로 몰락하면서 한나라당의 유류세 인하를 막을 세력이 사라졌다. 특히 연말 대선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다수 의원들이 유류세 인하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제5단체 등 재계는 지난해부터 유류세 인하를 강력주장해왔다. 유류세 인하시 만성적 침체상태인 내수 경기가 살아나는 등 간접적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경부는 유류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는 이유로 인하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한나라당과 정부간 일대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회나 정치역학상 어느 때보다 유류세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영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8 11
    헛 기침

    이 정책위원장의 논리! 백배 옳은 소리
    한나라당에서 이런 논리로 유류세 인하를 주장하다니..놀랍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