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선대위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27일 "박근혜 후보의 유신시절 자료가 다 있다. 폭로하겠다"고 발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 중단' 선언이 곧바로 이 캠프 좌장에 의해 무력화되는 모양새다.

박근혜 선대위의 이규택 의원은 27일 캠프 중앙선대위 회의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전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비공개 부분에서 있었던 자신과 이재오 최고위원과의 다툼을 소개했다.

이규택 의원에 따르면, 이 의원은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선관위에 고발한 것처럼 당 지도부가 특정캠프의 후보를 위해 극단적이고 편파적인 발언을 일삼으며 스스로 중립이기를, 당 지도부임을 포기한 이재오 최고위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최고위원에 대한 당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이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안기부로부터 "차마 말하기 부끄러운 내용의 박근혜 자료"를 입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한 징계 요청인 것.

이 의원은 "국민들은 양 캠프간에 너무 싸운다고 하면서 너무 싸우지 말라고 하는데 오히려 싸움을 말려야 할 위치인 최고위원이 싸움질을 부채질하고 있으니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거듭 이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그러자 이재오 최고위원은 "정 그렇다면 최고위원을 그만두고 나가서 이명박 후보 총괄본부장을 하겠다"며 "그리고 나도 폭로하겠다. 박근혜 후보 유신시절 자료가 다 있다"라고 맞받았다.

이에 이규택 의원은 다시 "최고위원 그만 두라. 모두 중립인데 왜 당신만 독불장군이냐"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같은 비공개 회의 설전을 전하며 "아마 최고위원을 그만 둘 것 같다"고 주장,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려 했다.

한편 이규택 의원은 이날 캠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이재오 최고위원이 지난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편들기 회견을 했는데 이것은 새로 옮긴 신당사를 특정캠프의 대변인실로 전락시킨 것"이라며 "공정한 경선을 위한 화합의 정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심기일전의 의지를 사라지게 하고 분열과 대립을 조장한 부적절한 처사였다. 소금이라도 뿌려야 될 지경"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특정후보로 경선결과가 끝난 것처럼 기자회견을 한 것은 사실을 왜곡하고 당원과 국민들에게 여론을 호도하는 식의 무책임한 언동"이라며 "당 최고위원으로서, 당 지도부로서 중립을 지켜야 함이 본연의 모습임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에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고 호통치던 이재오 의원을 보면 아전인수의 모습이다. 내가 읊으면 시구이고 남이 읊으면 주정인가"라고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