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총기 탈취범이 12일 오후 검거됐다. 지난 6일 사건이 발생한지 만 엿새만의 일이다.
비록 범인은 검거됐으나 이번 검거는 전날 범인이 경찰에 탈취 총기류 유기 장소와 자수 의사를 밝히며 보내온 편지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엉뚱한 방향으로 수사를 해온 경찰에 비난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범인이 잡힌 곳은 서울. 또한 무기가 발견된 곳은 전남 장성, 편지를 보낸 곳은 부산이다. 그동안 경찰은 사건 발생지인 강화와 범행 차량이 발견된 경기 화성 등에서 수색작전을 펴왔다. 그러나 범인은 이미 오래 전 포위망을 벗어나 전남과 부산, 서울 등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해병대 병사들을 공격해 무기를 탈취했다는 이유로 범인을 해병대 또는 특수부대 등으로 단정하다시피 해 추적을 해온 것도 황당한 수사방향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번에 잡힌 범인은 디자인 계통에 근무하는 포병여단 출신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한때 특수부대 출신의 대리운전자를 유력한 범인으로 추정하다가 허탕을 친 바도 있다.
범인 검거는 사실상 금명간 자수의사를 밝힌 범인이 보낸 편지에서 나온 지문에 근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이상 도피를 포기한 범인이 보낸 자포자기성 편지에 남은 지문을 통해 겨우 검거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경찰의 범인 검거는 만시지탄이나 다행이다. 그러나 검찰이 이번에 보여준 수사력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 다수 여론이다. 영화 속에서 화성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들은 도저히 범인의 윤곽이 잡히지 않자 점을 보는가 하면, 침을 튀기는 등 원시적 수사기법을 총동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