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보수원로인 정의채 몬시뇰(83)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소망교회와 거리를 둘 것을 공개리에 강력 촉구했다.

정의채 몬시뇰은 21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최근 단행한 청와대 비서실 전면 개편과 관련, "이번에 인사이동을 하면서 '고소영', 고려대 영남 중심으로 뺀다고 했는데 그러면 '고'와 '영'은 빠졌다"며 "그러면 사람들이 생각할 때 '소'는? 소망교회는?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며 소망교회 인맥 문제를 정면 거론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도 한 말씀 했어야 한다"며 "왜? '고소영'이니까. 거기는 그대로 놔두면 '거기는 그냥 끈을 대고 있구나' 하고 사람들이 그리로 몰릴 것이고 여러가지 억측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적 배경 인사설'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가장 민감한 의혹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며 "내가 명동 주임신부 시절 명동 대성당 신자중에서 대통령이 나와서 인사차 왔다면 축하차 차 한잔 대접하고 '임기 마친 후에 다시 오라'고 했을 것이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나? '나는 선출된 새 대통령과 친소에 상관 없이 복음입장에서 할 말을 계속할 것이다. 그것이 당신을 돕는 것이다' 이렇게 말했을 것"이라며, 계속 세간의 구설에 오르고 있는 이 대통령과 소망교회를 싸잡아 꾸짖었다.

그는 과거 천주교도 정치권력과 밀착했던 자랑스럽지 못한 역사가 있었음을 공개하며 '종정(宗政) 분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내각첵임제때 장면 총리 시절에 김모 신부가 장면총리가 독실한 가톨릭 신자임을 기화로 뒤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는 그런 소문이 있었다"며 "그래서 장면씨가 상당히 큰 손해를 봤다. 본의 아니게"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 일도 있으니까 모든 것은 정도(正道)여야 한다"며 "물론 이 대통령이 자기가 충실한 신앙인임을 스스로 거침없이 드러낸 것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종교세를 배경으로 하는 정치풍토는, 풍문은 종교나 권력자 서로에게 좋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재임기간중 소망교회와 관계를 끊을 것을 강력 촉구했다.

정의채 몬시뇰은 노무현 정권때 386을 앞장서 질타해, 진보진영에서는 "수구"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천주교 보수원로다. 그는 그러나 이명박 정부 질타후 이 대통령을 가장 강도높게 질타해 청와대를 곤혹케 하고 있는 보수원로다.

그뿐 아니라, 천주교내 가장 완고한 보수로 통하는 박홍 신부도 최근 여러 차례 이 대통령에게 거침없는 직격탄을 날렸다.

천주교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 대통령 취임후 개신교 편향적 국정운영 조짐이 곳곳에서 목격되면서 천주교내에서 보수-진보 차원을 넘어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대단히 높다. 이는 불교계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며 "개신교 편향적 국정운영 방식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