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외환보유고 줄면 한국신용등급 낮춘다"
"한국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50% 이상" "외환시장 개입 말라"
피치의 제임스 맥코맥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책임자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가능하다(that is possible)"라며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신용등급을 하향할 가능성이 50% 이상임을 의미한다"고 말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내년 4월 연례협의 때 한국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현재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등급 하향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내년 연례협의 때까지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내년 4월 이전에 한국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
그는 이어 "세계 자본시장이 안정되면 (한국의) 등급전망을 다시 올리고, 세계 자본시장이 더 나빠지고 한국의 외환보유고 규모가 더 줄어들면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며 "(한국의) 외환보유고 규모는 매달 발표된다"고 말해, 한국의 외환보유고를 신용등급 하락 여부를 결정할 주요잣대로 여기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이날 피치사가 한국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보도자료에서 `BOK engages in less targeted foreign exchange intervention`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환율을 방어하느라 외환보유고가 감소하는 것에 대한 우려"라며 "이는 부정적"이라고 말해,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외환보유액이 감소할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의 대외채무에 대해 1000억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해주기로 하는 등 외환보유액이 필요한 곳이 있다"며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추세를 지켜보고 있다"며 거듭 외환보유고 감소시 신용등급을 낮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피치가 가장 중시하는 3가지 요소가 ▲세계경기 둔화 ▲상품가격 하락 ▲국제 유동성 부족임을 밝힌 뒤, "이 중 국제 유동성 부족에 있어 한국이 문제가 됐다"며 "한국 은행들이 그동안 해외에서 많은 자금을 빌려왔고, 이를 롤오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빌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대만 등 다른 국가들은 이같은 문제가 없다"며 "다른 국가들은 한국처럼 이 문제에 노출돼 있지 않다"며 아시아 국가중 한국과 말레이시아만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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