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찾은 손학규 "2년 후 돌아오겠다"
<현장> 지역민 "좋은 데 가냐", 손 "불구덩이로 간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뒤 곧바로 종로로 향해 저녁 때까지 창신시장과 통인시장 등 지역 상가를 돌며 만나는 지역민에게 연신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 고깃집에 들러 "죄송합니다. 제가 어쩔 수 없는 과정으로 분당에 출마하게 됐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했고, 통인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이 "더 좋은 데로 가는 것이냐?"고 묻자 손 대표는 "불구덩이로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치킨집 여주인이 "몰라. 대표님이 우리 책임져야지"라고 아쉬움을 나타내자, "2년 후 (종로 청와대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대선 필승 의지로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종로 한 음식점에서 지역위원회 인사 40여명과 확대간부회의를 겸한 만찬을 하며 그간의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한 달 가량 마음을 졸였을 거다. 초반부터 제 이름이 나왔을 때 한편으로는 ‘안 가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당이 어렵다는데 저 양반이 그대로 있을까' 그런 걱정들을 하면서 숨을 죽이면서 있었을 것"이라며 "사실 저는 안 가려고 무척 버텼다. 실제로 좋은 후보가 나서서 분당을 책임지고 우리가 이길 수 있으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당 대표라고 해서, 이름이 있다고 해서 선거에 불려나가는 것이 좋은 풍토는 아니다. 저는 그것이 꼭 아름다운 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번 분당선거의 승패를 떠나서 이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달려들지 않으면 내년 선거는 지금부터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중산층의 대표 지역인 분당에서 민주당의 가치와 철학을 당당히 내놓고 설득하고 우리대로 중산층을 살찌우는 비전을 가지고 중산층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때 우리는 집권의 길로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2012년에는 세종로로 반드시 이사를 오실 것으로 믿고 저희들은 준비하겠다"며 "저희가 종로로 온지 3년 만에 이런 기회가 됐는데 3년간 정말 정들었다. 종로를 잘 가꾸어 주셨다. 당원들의 아팠던 마음을 잘 다스려 주셨다. 갑작스럽게 유학을 간다고 해서 서운하지만 멋지게 보내드리자"고 손 대표의 분당 승리와 대선 승리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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