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한나라, 헛소리 그만하고 '버핏세' 관철하라"
한나라 일각의 '버핏세' 추진에 적극 추진 압박
이준구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Better late than never. 어떤 일을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늦었더라도 하는 게 더 낫다는 영어 표현"이라며 "오늘 한나라당 일각에서 소위 '버핏세'(Buffet tax)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를 읽고 문득 이 말이 생각났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정말로 이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다급하게 체질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 정도로 변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지지층인 부유층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무거운 조세 부담을 기꺼이 받아들일지는 큰 의문"이라고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그러나 난 버핏세 도입을 추진하려 한다는 생각 그 자체에는 지지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그는 그러나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MB정권 초기부터 밀어붙였던 부자감세와 버핏세는 분명 모순된 개념이다. 버핏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은 부자감세가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며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버핏세를 추진하려 한다면 불과 얼마 전까지 부자감세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모순에 대해 적절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부자감세를 주장해온 종전 입장에 대한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내가 그 동안 일관되게 지적해 왔지만 부자감세는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했다.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계층 사이의 반감을 부추기는 부작용만 가져왔다. 대다수의 서민들에게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절망감을 심어줬을 뿐"이라며 "그러나 당정청 어느 누구도 그 정책 실패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사과한 바 없었다. 이번에도 또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가려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며 거듭 의구심 어린 시선을 던졌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버핏세 얘기가 나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지금이라도 부자감세에 대한 진솔한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재차 부자감세에 대한 자성을 압박한 뒤, "그렇지만 버핏세를 추진하려 한다는 구상 그 자체에는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결론적으로 "내 판단에 지금 우리 사회의 부유층이 지고 있는 조세부담이 과도하게 무거운 것은 아니다. 부담이 너무 무거워 숨이 턱에 닿을 지경인 것은 절대로 아니다. 어느 정도 더 많은 부담을 질 여유는 있다고 본다. 이제는 부자를 더 잘 살게 해줘야 가난한 사람에게도 이득이 돌아온다는 헛소리를 집어치워야 한다"며 "늦게나마 진실에 눈뜬 것이 다행"이라며 거듭 버핏세 관철을 압박했다.
그러나 버핏세 추진 보도후 부유층은 물론,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거센 반발이 일어나면서 한나라당은 "아이디어어 차원"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과연 버핏세 도입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7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후 브리핑을 통해 "주말에 나온 버핏세는 당 지도부 안도 아니더라. 여러가지 얘기 중의 하나였다"며 "그것을 듣고는 참 곤혹스러웠다. 연찬회에서 여러 안을 다 녹여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버핏세가 이미 물 건너갔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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