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시행사들의 폭리를 없앰으로써 아파트 분양가를 30~40%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자신의 이른바 '원가 아파트' 공약을 밝혔다.
박근혜 "시행사 폭리 없애면 분양가 30~40% 낮출 수 있어"
박 전 대표는 3일 오전 MBC 라디오 '황희만의 뉴스의 광장'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 "농산품 등이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산지 가격보다 소비자 가격이 비싸지듯이 아파트도 땅을 사고 형질을 변경하고 집을 짓는 과정에서 가격이 올라간다"며 "특히 형질변경에서 시행사가 막대한 이익을 가져가는데 이 시행을 국가가 투명하게 해서 시행사의 이익을 없애면 30~40% 정도의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고 '국가시행분양제'를 통한 분양가 거품빼기 정책을 밝혔다.
그는 또한 "국가시행분양 아파트는 주변시세보다 싼 값에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며 "우선 무주택자가 우선적으로 분양받아야 하고, 1가구당 1회만 분양이 가능해야 하며, 10년간 전매를 금지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는 반값이 아니라 원가 아파트라고 할 수 있고, 수도권과 신도시, 지방 등 분양가 급등지역에 우선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임대주택, 대지임대부 분양방식 등과 이를 병행한다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살인적 고분양가를 통해 얻는 폭리의 30~40%가 시행사 몫이라는 것은 건설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때문에 박 전대표가 민간 시행사를 없애고 '국가 시행제'를 도입해 시행사의 폭리 몫만큼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것은 하나의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박 전대표의 적극적 부동산정책 제시는 "신혼부부들에게 집 한채씩을 주겠다"면서도 아직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대조적인 모습으로, 앞으로 본격화할 한나라당 대선후보간 경선에 앞서 최대 민생현안인 부동산정책에서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돼 귀추가 주목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분양사 폭리 제거를 통한 아파트 분양가 대폭 인하 방침을 밝히는 등 신년 들어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자식이 부모님 기일 챙기고 생가에 들르는 것은 당연"
한편 박 전대표는 자신의 지지율 정체와 관련해선, "작년 6월 당 대표를 마친 후 작년 말까지는 국회의원으로 최선을 다했고, 대권후보로서의 활동은 거의 하지 않은 편"이라며 "올해부터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데 그러면 외연이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모든 후보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국가관, 정책, 신뢰성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검증 과정에 지지율이 반절될 것을 기대했다.
박 전대표는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에서 5년 이상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풍부한 국정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고, 제1야당이 어려웠던 시절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7%의 당 지지율을 50%로 올렸다"며 "이 점은 국민께 감사드리고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국회의원을 3선 하면서 국정 전반에 대해 경험했다"고 일축했다.
'경제'를 화두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비교에 대해 그는 "저 역시 경제를 살려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살릴 것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며 "법질서가 무너지고 노사관계가 투쟁으로 치닫고, 외교안보가 불안한 상황에서 경제만 잘 될 수 없기 때문에 정치, 경제, 안보, 교육 등이 전반적으로 안정될 때 경제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국가, 사회 전체의 선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라고 이 전시장과의 차별성을 꾀했다.
박 전대표는 '박정희 향수를 자극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 문제에 관해 한 가지 말하고 싶은게 있다"며 "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이고, 이는 천륜이기 때문에 바꿀 수 없는 일이다. 자식이 부모님 기일을 챙기고 생가에 들르는 것은 자식된 도리로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