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남종씨 영결식, 유족 "국민들께 감사하다"
1천명 참석속 민주시민장으로 치러져, 맘월동에 안장
유가족과 시민 등 1천여명(경찰 추산 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시민장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은 고인의 종교인 개신교 장례양식에 따라 치러졌다.
영결식장 양옆에는 고인이 분신 당시 내걸었던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두 장이 걸렸다.
고인의 동생인 상영씨는 유족을 대표해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국민 감사글’을 낭독했다.
그는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라는 고인의 유서로 말문을 연 뒤, “형님 가는 길에 함께 눈물을 흘려준 국민들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이 개인의 일탈이라면, 우리 형의 죽음도 개인의 일탈이냐”며 “박근혜 대통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공포와 결핍을 알긴 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형님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남아서 해야할 몫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들께서도 정의로운 사회, 민주주의 국가 건설을 위한 파수꾼이 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명박 구속과 박근혜 사퇴를 촉구하는 개신교평신도시국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인 김동한 장로는 영결기도에서 “하나님! 열사가 갈망했던 대로 살아남은 자들이 일대 결단을 내리고, 열사의 참뜻을 왜곡하는 거짓무리들을 심판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고인의 절규가 우리를 일으켜 세웠다"며 "이남종 열사의 헌신에 힙입어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를 지켜달라. 동지의 희생이 밑거름되어 이제 더 이상 민주주의를 위해 시민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염원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인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유신의 그 시대로 돌아가 미쳐버린 2013년의 마지막 날, 열사는 세상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졌다”며 “평범했지만 위대한 당신을 보내며 우리는 촛불이 아닌 횃불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추모객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무대로 올라와 헌화했다. 영결식 중 서울역 고가에서는 한 남성이 "국정원 특검 실시"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1시간여 동안의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차는 고인의 사망 사건을 수사한 남대문 경찰서로 이동해 경찰의 왜곡수사에 항의했다.
고인을 태운 운구차와 유가족과 장례위원회 관계자, 일반 추모객들이 탄 관광버스 3대는 현재 고인의 고향인 광주로 향했다. 오후 4시 30분 광주 금남로에서 노제를 지낸 뒤 오후 5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구묘역)에서 영면에 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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