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과반 붕괴' 공포에 현역 차출 최소화로
간단치 않은 '심판 여론'에 긴장, 수도권-충청 '원외 중심'으로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3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과반을 겨우 넘기고 있는데, 현역에도 경쟁력 있는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만 그분들을 다 차출해내다 보면 지장이 있지 않겠냐"며 현역 차출 최소화 방침을 밝혔다.
홍 총장은 이어 "국회 밖에도 훌륭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국회에 있는 국회의원들, 정치 경험이 있고 국민적 관심이 있는 분들에 너무 의존해서 이번 선거를 치르다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시너지를 내는 데 있어서 중앙정부의 한 축인 새누리당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말해, 현역 의원들을 대거 차출했다가 지방선거후 7월과 10월에 곧바로 치러질 두차례 의원 재보선에서 참패할 경우 과반수 의석이 붕괴되면서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라 기존 방침을 급선회하기로 했다는 의미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방침을 급선회한 데에는 '설날 민심'이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홍 총장은 설날 민심과 관련, "민생경제, 경제민주화 이런 것들이 생각처럼 그렇게 빨리빨리 국민들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따뜻한 경제,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을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은 이해를 한다, 그런데 당장 우리에게 느껴지지 않는다, 빨리 느껴질 수 있도록 힘을 내야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주마가편이라고 열심히 하지만 우리가 채찍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며 심판 여론이 만만치 않음을 시인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과반 의석이 붕괴될 수도 있는 재보선 부담감 때문에 오는 7월과 10월 두차례 치러질 재보선을 10월에 통합해 한번만 치뤄 지방선거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안을 추진했으나 민주당 반대로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6.4지방선거 직후 재보선을 치를 경우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견제심리가 작동해 야권이 유리하고,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에는 심판풍이 더욱 거세지면서 역시 야권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현역 차출 최소화 방침은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 후보의 선정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남권은 재보선을 치르더라도 승산이 높으나, 수도권과 충청권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 경기, 인천과 충남·북에서는 현역보다 원외인사나 외부인사가 유리한 고지에 설 전망이다. 홍문종 사무총장이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김황식 전 총리 영입에 적극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서울 동작이 지역구인 정몽준 의원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겠으나 막판에 '아름다운 단일화'를 하는 게임메이커 역할에 충실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귀국한 정 의원은 김황식 전 총리와의 경선에 대해 "김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때 수고를 많이 했다"면서 "경선이라는 것은 힘을 합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인천, 경기 지역에서도 황우여·남경필 차출론은 물건너가고 충남·북 역시 현역보다는 원외인사 등이 경선과정에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역 차출 최소화론에 대한 당내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과반 의석을 생각하면 현역 차출을 최소화하는 게 당연하나 문제는 현재 수도권 등에 내세울 마땅한 후보가 적다는 데 있다"며 "현재로선 안철수신당 덕분에 3자 대결 구도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인지도 낮은 원외인사 등을 내세웠다가 막판에 야권연대가 성사되면 지방선거도 패하고 과반의석도 잃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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