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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중고교생 500여명, 빗속 '귀환 기원'

"무사히 돌아와줘", "좀만 참아"

학생들의 슬픔이 하늘에 닿았을까. 전남 전도 해역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건 이틀째인 17일 저녁부터 경기도 안산 일대에는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고 땅거미가 지자 곳곳에서 단원고 1·3학년 학생과 졸업생, 인근 중·고교생들이 단원고로 하나둘씩 모였다.

오후 8시께 학교 본관 앞은 모여든 학생 500여명으로 발디딜 틈조차 없었다.

학생들의 손에는 '웃는 얼굴로 꼭 다시 만나자', '너희들의 미소가 그립다', '무사히 돌아와줘', '좀만 참아', '사랑해'와 같은 메시지가 적힌 A4용지가 한장씩 들려 있었다.

많은 학생이 한곳에 모여 있었으나 단원고 총학생회 간부 등의 안내를 받으며 일사불란하게 운동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전남 진도 해상 침몰 여객선에서 실종된 친구들을 위해 단원고를 비롯 안산지역 고등학교 선후배들이 각각 응원하는 글을 들고 침묵으로 친구들이 돌아오길 기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운동장 앞 단상에 선 단원고 총학생회장은 "오늘은 준비한 메시지를 (실종된 학생들에게) 전달하려고 1시간 가량 (행사를) 계획했다. 진도에 있는 후배들의 안전을 기원하며 침묵하겠습니다"며 침묵기원의 시작을 알렸다.

총학생회장의 발언이 끝남과 동시에 학생들은 일제히 손에 들고 있던 메시지를 머리위로 높이 들어올렸다.

행여 어둠 속에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을까 휴대전화 불빛을 종이 뒤편에 비춰 멀리서도 글자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흰 불빛들은 마치 학생들 눈에 맺힌 눈물처럼 방울방울 흔들렸고, 운동장을 가득 채운 침묵은 넓디넓은 바다보다도 깊고 웅장하기까지 했다.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운동장 앞 국기게양대 쪽에서는 실종학생의 친·인척과 학부모 일부는 두 손을 모아 함께 기원하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여고생은 "친척 동생이 사고가 난 배에 타고 있었다. 생존한 학생으로부터 동생을 객실 안에서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무사히 돌아와 달라'는 메시지가 동생에게 전달됐길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단원고 인근의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인 최모(16)군은 "사고당한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은 없지만 아는 형으로부터 단원고에 가자는 연락을 받고 왔다"며 "직접 두눈으로 보니 슬픈 마음만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학생들의 진심이 통했는지 내리던 빗줄기도 어느덧 줄어들었고 침묵기원도 안전하게 마무리됐다.

이번 학생들의 모임은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이 '후배들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며 SNS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간 학교 건물 앞에서는 '무사귀환을 위한 안산시민 모임'의 안산시민 촛불기도회가 열렸다.

촛불기도회에 참석한 지역주민과 실종학생 친·인척 등 50여명은 숨진 학생과 교사, 승무원 등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이들의 이름을 잊지 맙시다'고 추모했다.
연합뉴스

댓글이 7 개 있습니다.

  • 2 0
    지금정부는

    '건보료 폭탄' 직장인 60%, 평균 12만원 더 내야
    2014.04.18경향신문
    지난해 소득이 증가한 직장인 761만명은 이달에 평균 12만1000원의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내야한다.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1...........

  • 2 0
    ㅇㅇ

    세월호 구조상황 진실은?…실종 가족 호소문·JTBC·MBN 연이어
    이종석 기자 | bulmanzero
    -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정부는 잠수사 555명, 헬기 121대를 동원했다는데 현장에 가 보니 헬기는 단 2대 뿐이었다"고 정부의 거짓보도와 부실대처에 울분을 터트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 1 0
    고진감래

    반드시 살아서 돌아올겁니다.
    세상에 정의가 있다면
    어린아이들을 물속에 버리진 아닐겁니다.

  • 3 0
    속보2

    특히 홍씨는
    "실제 잠수부가 배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소리까지 들었다"며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 현지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
    .다음 mbn인터뷰 동영상 기사에 달린 댓글 없어지고 난리도 아니다.

  • 3 0
    속보1

    뉴스타파·MBN 폭로 "배안에 사람 있는데…현장에서 민간잠수부 막아"
    2014.04.18 뉴스1
    -민간잠수부 홍가혜씨는 인터뷰에서 "정부 관계자가 잠수하지 못하게 막아서는 등 , 대충 시간이나 떼우고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홍씨는 "정부관계자들이 '여기는 희망도 기적도 없다'는 그딴 말을 했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 5 0
    이명닭그네

    이런 순수한 촛불집회도 불법집회라고 채증하고 벌금 때리겠지?
    이명닭그네 꼬봉들아!

  • 1 0
    매국노척결

    모여있지 마라. 모이면 위험하다. 특히 돈 없는 사람들은 희생되기 딱 좋다. 언제 어디서든 그들의 타겟이 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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