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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원로들 "빅3, 경선결과 승복하라"

<현장> 이명박, 박근혜 찾아가 먼저 악수 청하기도

한나라당 원로들이 극한 갈등을 빚고 있는 박근혜-이명박 대선주자들에게 '경선 승복'을 압박했다. 자칫 당이 쪼개질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따른 압박인 셈.

한나라당 고문들 "쪼개지면 죽는다"

한나라당은 24일 여의도 63빌딩 음식점에서 강재섭 대표최고위원 주재로 당 상임고문 22명과 이명박-박근혜-손학규 등 당 대선후보 3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하례오찬을 가졌다. 이날 원로들은 작심한 듯,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에게 경선승복을 압박했다.

상임고문단 대표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정권교체는 열망이며 당위이며 한나라당의 절대절명의 책무"라며 "따라서 최선의 지고의 공약은 후보 경선과정에서 절도와 금도를 지켜나감과 동시에 경선 승복을 천명하는 것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확실한 다짐을 듣고 싶다"고 경선 승복을 압박했다.

고문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한나라당은 97년에 전력이 있다"며 이인제 경선불복을 예로 든 뒤 "국민이 그래서 걱정을 한다. 그래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단합한 모습을 보여서 정권 교체를 하자"고 압박했다.

고문인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역시 “69년에 YS가 DJ에게 져서 후보가 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이 기억난다. 후보에서 탈락하자마자 아무런 표정에 변화없이 바로 연단에 올라가서 승복을 했다"며 "이러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경선 승복을 주문했다. 그러자 박관용 전국회의장은 “YS가 그 당시 무주 구천동에서 거제까지 함께 뛰겠다고 이야기했다. 이것이 YS의 정치생명이 연장된 것”이라는 덧붙였다.

이중재 고문도 “경선이 격렬해야 좋을 것이다. 경선이 격렬한 것은 해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후보끼리 꼬집고 비판하는 것은 자제하고 금해야 한다. 그래야만 낙선자가 그 조직과 함께 대선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경식 고문은 “당시 선서 준비와 인쇄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안다. 절대복종하겠다는 후보들이 그야말로 잉크도 마르기 전에 탈당했다"고 만약의 경선 불복 사태를 우려했다.

이명박, 박근혜 찾아가 악수 청하기도

당 원로들의 압박이 잇따르자, 한나라당 대선주자들도 경선 승복을 약속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국민의 여망을 버리는 정치인은 있을 수 없다"며 "정권교체는 국민의 염원이므로 정권교체인 국민의 염원을 져버릴 후보는 한명도 없다. 이러한 염원을 져버린다면 정치는 고사하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조차 없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경선 승복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표의 말씀에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며 "누가 후보가 되든 끝까지 함께하는 그리고 함께 뛰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이 한나라당으로 하여금 정권교체를 하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여당은 여러 가지 수단이 있을 수 있다"며 여권의 분열공작 가능성을 언급한 뒤, "따라서 단합과 화합이 승리의 길이다. 그래서 단합과 화합, 그리고 신뢰를 주는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걱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걱정을 많이 하면 국민이 걱정하게 된다. 자꾸 얘기할수록 그 자체가 불안의 씨앗이 된다"며 "나는 선서는 하지 않으나 내가 살아온 길, 행적을 봐 달라고 이야기한다. 당의 고문들께는 걱정하시는 것은 걱정 놓으시라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4일 먼저 박근혜 전대표를 찾아가 악수를 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은 애초 눈길을 마주치지 않았으나,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듯 상임고문들과 인사를 끝낸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님, 어디 계시냐"며 직접 찾아가 "우리가 인사 안 하면 싸운다고 오해한다"며 악수를 청했고, 박 전 대표가 웃으면서 흔쾌히 응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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