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 경선 '폭발적 대박'...반문 정서 꿈틀?

궂은 날씨에도 광주전남 경선에 6만여명 투표, 국민의당 흥분

2017-03-25 18: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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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국민의당 호남권 순회경선이 누구도 예상 못한 '대박'을 터트려, 정가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5일 SNS를 통해 이날 실시된 광주전남제주 현장투표 상황을 흥분된 어조로 실시간 생중계했다.

"11시 현재 15,000명 투표 완료"
"13시 현재 28,300여명이 투표 완료했습니다"
"14시 현재 투표자수 36,523명입니다"
"15시 현재 45,059명이 투표 완료했습니다"
"16시 현재 51,700명입니다"
"17시30분 현재 60,235명 투표완료입니다."

이날 투표는 오후 6시까지 실시된 뒤 오후 8시에 최종 투표자 숫자가 발표될 예정이나, 현장에서는 6만명 돌파 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목포에서도 2,500여명 지금 줄이 안보일 정도로 모이신다 합니다. 순천에서 붐비는 관계로 땀을 뻘뻘 흘린다는 행복한 비명입니다. 해남에선 투표소 앞 식당에서 300여 손님으로 너무 행복하답니다"라면서 "축제입니다"라고 반색했다.

그는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제주권역 순회경선 기조연설에서도 폭발적 참여 상황을 전하며 "박근혜가 파면 되니 세월호가 떠올랐다. 박근혜가 파면 되니 세월호만 떠오른 것이 아니라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떠오르고 있다"며 흥분을 숨기지 못햇다.

이처럼 국민의당이 흥분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날 비가 내리는 악천후까지 겹쳐 광주·전남·제주 30개 투표소를 통틀어 2만명 안팎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었기 때문.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시민들이 참석했고, 참석자들도 20대부터 60~7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선관위는 버스, 봉고차 동원 등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투표소를 감시했으나 불법행위는 적발되지 않았다. 한 투표소에서 동원 신고를 받고 조사했지만 어린이집 원장이 승합차로 투표한 결과였다.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순회경선이 시작된 2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현장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투표 용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은 한 목소리로 호남의 폭발적 경선 참여를 이끈 '1등 공신(?)'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꼽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장' 발언, 문재인 캠프 부산선대위원장 오거돈 전 총장의 '부산 대통령' 발언 등이 광주민심을 크게 자극하면서 지난해 4.13 총선때의 '안티 문재인 정서'가 다시 부활, 국민의당 경선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앞서 JTBC 여론조사에서는 불과 일주일새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11.7%포인트,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14%포인트 폭락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호남 민심의 동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광주 현지에서 직접 접한 분위기도 간단치 않았다.

상무역에서 만난 김모 할아버지(81)는 "문재인은 말 바꾸기를 잘해, 박근혜랑 똑같아. 호남에서 지지 안 해주면 정계은퇴를 한다고 하더니 사과도 한번 않고"라고 불신을 나타냈다. 양동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오모 할머니(76)는 "문재인이는 입만 커가지고 나불나불거리고, 충남 그시기는 뺀질뺀질거리고 다 꼴보기 싫어. 뽑아줬더만 아 글씨 쌈박질이나 해쌓고"라며 극한적 민주당 경선내홍에 불만을 토로했다.

운전기사 권모씨(60)는 "일자리 131만개? 말은 좋지요. 정치 뻥이야. 공무원 일자리를 늘린다고? 어리석은 짓이지. 서민들 세금 축내는 거다"라고 문 전 대표의 일자리 공약을 힐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민주당은 문재인 대세론을 내세우며 대선은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나, 호남은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하고 있다"며 "대선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흥분된 반응을 보였다.

광주=나혜윤, 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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