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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박 극한갈등, '박관용 비대위' 급부상

이-박 15일 일전불사, 21일 전국위 무산, 강재섭체제 붕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당사에도 출근하지 않고 사실상의 당무 거부에 들어간 가운데 15일 상임 전국위원회에서 '강재섭 중재안' 처리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가, 오는 21일 전국위원회는 아예 소집조차 힘들 것으로 알려져 강재섭 대표 체제가 사실상 붕괴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강재섭 당무 거부에도 이명박-박근혜 팽팽

자신의 중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계은퇴까지 하겠다고 선언한 강 대표는 14일 당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상임 전국위원회가 열리는 15일에도 출근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 아니면 '모'의 배수진을 친 것.

이에 4선이상 한나라당 중진들도 이날 비상회동을 갖고 강 대표에게 극한적 선택을 자제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등 당내 원로 2명도 이날 이와 별도로 강 대표를 만나 대표 사퇴 입장을 철회하라고 설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당 지도부가 붕괴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대혼란 상태로 빠져들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중립을 자처하는 의원 10명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위기타결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모임에는 김형오 원내대표와 홍준표 전여옥 박 진 전재희 이주영 장윤석 신상진 김명주 최구식 의원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두 주자 간의 원만한 해결이 최상의 해법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상임 전국위 끝장토론, 21일 전국위 무산 위기

그러나 현재로선 강 대표가 크게 물러서지 않는 한 이명박-박근혜 진영의 강경 분위기로 볼 때 극적 반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우선 박근혜 진영은 15일 상임 전국위에서 정면승부를 한다는 입장이다. 김학원 전국위원장은 당초 상임 전국위 회의를 사흘가량 늦추며 양측이 냉각기를 갖도록 한다는 생각이었으나, 김무성 의원 등 박근혜 캠프의 거센 반대로 15일 회의는 예정대로 열릴 분위기다. 박근혜 진영은 당초 15일 회의 보이콧까지 검토했으나 회의에 참석해 강재섭 중재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며 10시간이든 20시간이든 끝장 토론을 벌여 표결을 저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반면에 이명박 진영은 지난주 최고위원회의 의결도 이미 중재안은 표결 상정된 상태라며, 15일 상임 전국위에서의 표결 강행 방침을 밝히고 있다.

15일 상임 전국위도 불투명하나, 21일 전국위는 소집조차가 물 건너간 상황이어서 더욱 전망하기가 어렵다. 당초 21일 전국위 소집 이유는 4.25 재보선때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강창희, 전여옥 후임 최고위원 선출. 그러나 당이 대혼란 상태에 빠져들면서 출마희망자들이 나타나지 않아 사실상 회의 소집 명분이 사라졌다. 이런 마당에 강재섭 중재안만 갖고 전국위를 소집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 모두에 명분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중재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사실상 강 대표가 설 땅은 사라진 셈이다.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 ⓒ연합뉴스


강재섭 낙마 가능성 커, ‘박관용 비대위체제’ 유력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 일각에서는 '강재섭 이후'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내일 상임 전국위를 10시간, 20시간을 하더라도 중재안 상정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강재섭 대표 체제는 막을 내리고 박관용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양 진영 모두에서 거부반응이 없는 인물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 뿐”이라며 '박관용 비대위'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강 대표 사퇴후 당헌당규상 이재오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돼 있으나, 이 최고가 대표직을 승계할 경우 당은 곧바로 이명박-박근혜 전면전으로 치달으며 사실상 두토막날 것"이라며 "이명박 캠프에서도 수용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대위 출범후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는 ▲비대위 출범 후 8월 경선 전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안과 ▲비대위 체제로 8월 경선을 치룬 후 임시전대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하는 방안 두가지다.

이 관계자는 “만약 ‘박관용 비대위 체제’로 간다면 이 체제 하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이 치르질 공산이 크다”며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 모두 임시전대를 통한 대표 선출이라는 진흙탕 싸움은 부담스러워 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러나 “박관용 비대위 체제가 들어서도 다시 양 주자간 경선 룰 합의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현재 일정상 8월 경선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박관용 비대위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지적인 셈.

한나라당 갈등은 지금 이명박-박근혜 양진영이 서로에게 탈당을 압박하는 극한적 힘겨루기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나가는 쪽이 죽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 그러나 어느 한쪽도 나갈 생각은 없어보여 한나라당 내홍은 장기화할 조짐이 시간이 흐를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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