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강재섭 중재안' 논란과 관련, "지금은 어떤 말도 할 말이 없다"고 말해 15일 상임 전국위원회에서의 정면 격돌을 예고하면서도 탈당할 생각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4일 답십리 동대문구 체육관에서 2천여 명의 당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명박 전 시장 초청 당원교육' 행사에 참석, 강재섭 중재안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은 대신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되는 것이 아니냐고 한나라당을 걱정하고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의 역사적 소명이 얼마나 큰데 누가 함부로 당을 깨겠나"라고 분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저는 하늘이 두쪽 나도 한나라당 후보로 대통령에 출마하려는 것"이라며 "당을 떠나서는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자신의 탈당 가능성 역시 일축했다.

그는 이어 "당 대표를 뽑는 것도 아닌 나라살림을 하는 대통령을 뽑는 막대한 일이기 때문에 사소한 인간관계 이런 것을 뛰어넘어야 한다"며 "이 위기적 상황에서 위기를 건질 수 있는 기준으로 모든 것으로 버리고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재오 최고위원은 '강재섭 중재안'논란에 대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고, 주호영 의원 역시 "우리는 받겠다고 했고, 저쪽도 받겠다고 했다가 안 받겠다고 하니 이제 박근혜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 간의 문제"라며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걸레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빗대 비꼬았다.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지도자가 잘 안 풀겠나"라며 "외나무 다리서 만난 염소의 지혜로 풀지 않겠나. 국민이 바라는 길로 가는 사람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밑협상이 없었나'란 질문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말 모르는구만"이라며 "물밑에서 헤엄치고 있었지. 이제 타협의 문제가 아닌 결단의 문제"라고 박근혜 캠프의 서청원 고문 등과의 물밑협상이 있었음을 밝혔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상임전국위원 다수가 상정에 찬성의견을 갖고 있으면 막기 힘들 것으로 본다"며 "찬성위원이 더 많다고 자신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중재안 외 더 이상의 합의나 양보안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대변인 역시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임전국위에서 상정하지 않으면 전국위원회 위원 3분의 1의 요구로 전국위에 상정할 수 있다"며 "그렇게 가결이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 "지도자는 시대의 변화에 한 발 앞서가야 하고, 국민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는 일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큰 지도자가 필요하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고, 입만 열면 싸우는 지도자는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 박근혜 전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