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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측 “이명박측, 당 행사에 버스-도시락 동원”

경기 지역언론 보도 근거로 '사전선거운동' 의혹 제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이 지난 30일 열린 경기도당의 체육대회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지지자들을 버스로 동원하고 도시락까지 공수하는 등 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근혜측 “도당 행사아닌 이명박계 행사”

박 전 대표측은 31일 “이명박 전 시장측의 한나라당 경기도당 명의 도용 등 불법선거운동의 실체를 규명하라”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문제의 행사는 지난 30일 한나라당 경기도당 주최로 과천시 관문체육공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기도 당원교육 및 단합체육대회’. 그러나 <경인일보>, <인천일보>, <경기일보>, <경기신문> 등 이 날 행사를 보도한 도내 주요신문들은 일제히 사실상 이 전 시장 지지 행사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날 행사에 이 전 시장이 직접 축사를 했고, 이재오 최고위원, 권오을, 이재창, 심재철, 주호영, 차명진, 임해규, 박순자, 고조흥 의원 등 이명박계 의원들이 대거 이 날 행사에 참석해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명박 선대위에 참석한 전재희 전 정책위의장 역시 이 날 행사에 참여했다.

박 캠프측은 “행사 개최 이전에 수차례에 걸쳐 도의원, 시의원, 당협위원장 등 불특정 다수에게 한나라당 경기도당 명의로 발송된 초청장 및 ‘초대의 말씀’ 팩스 안내문 등은 확인 결과, 경기도당에서 발송한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실제로 초청장과 ‘초대의 말씀’ 등에 명기돼 있는 ‘행사문의: 011-2xx-3xxx’의 휴대폰 소지자는 이명박 전 시장의 팬클럽인 ‘MB연대’의 회원이자 남경필 도당위원장의 전 비서인 홍석준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행사 주최에 의혹을 제기했다.

“당원 행사임에도 이명박 지지자들 참석, 버스-도시락까지 동원”

박 캠프은 또 이 날 행사가 당원들을 상대로 한 행사임에도 ‘한국희망포럼’, ‘한국의 힘’ 등 이 전 시장의 외곽조직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체육대회 행사를 보도한 주요 지역언론들은 “한반도 대운하, 대한민국 747”, “간다 대운하! 가자 김포!”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나붙었다고 보도했다.

박 캠프는 이같은 보도를 근거로 “실제로 이날 행사는 이명박 전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경기희망포럼’이 주최한 것으로 보도된 바, 실제 기획부터 행사 내용까지 명백하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행사임이 분명하며, 이는 명백한 사전선거운동이자 불공정 경선”이라고 주장했다.

박 캠프는 더 나아가 “당일 행사에는 버스가 일부 동원되었고, 도시락이 서울 등지에서 배달되는 등 행사 경비 지출에도 의혹이 있다”며 “경기도당은 당원 행사라 판단하여 집회신고 및 기본적인 임대료만 지원하였다고 한다. 사실상 이 행사는 이명박 전 시장측에 의해 기획된 행사로 도당 주최 행사가 아님에 따라 경기도당이 경비를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동원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지역 언론, 일제히 "당 행사 아닌 이명박 행사"

경기지역 언론들은 하나같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이 날 행사를 사실상 이 전 시장측의 행사임을 시사했다.

<인천일보>는 관련 보도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 남경필)이 특정후보의 행사를 지원, 당원들이 반발하는 등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다”며 “이 행사가 실제로는 이 후보 캠프에서 마련한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당원들이 도당의 중립성 문제를 거론하며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인천일보>에 따르면 도당 체육대회 경과보고에 나선 한종석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여기 모인 여러분은 MB(이명박)를 사랑하는 경기도 핵심 당원”이라며 “대선에서 정권을 다시 빼앗아 올 사람은 누구냐”, “무너진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 사람은 누구냐”고 물어 참석 당원들에게서 ‘이명박’ 이라는 답을 끌어냈다. 또 대회장인 고흥길 의원은 당원들이 ‘이명박’을 연호하자 “선거법에 걸린다”며 이를 자제시키면서도 “오늘의 주인공인 이명박 전 시장의 연설을 듣자”며 대회사를 마무리했다.

<경기일보> 또한 “이날 행사는 선거법상 이 전 시장이 체육행사를 주최할 수 없어 ‘한나라당 경기도당’의 이름을 빌려 개최한 것으로 이재오 최고위원을 비롯해 고조흥, 고흥길, 권오을, 박순자, 심재철, 이재오, 이재창, 임해규, 주호영, 차명진 등 이른바 ‘친 이명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데다 행사장 곳곳에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문구의 현수막이 내걸려 이 전 시장 ‘지지대회’를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경기신문>은 더 나아가 “한나라당 경기도당이 특정 대선주자가 개최하는 행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라며 “중립을 강조하면서도 그런 식으로 하면 공정 경선 관리가 되겠느냐. 도의원이나 시의원들은 순수한 도당 차원의 행사인 줄 알고 차까지 동원해 참석하고 있다”며 당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 전 시장측의 ‘버스 동원’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은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두어 달 전부터 계획한 행사이고 후보가 직접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소지가 있어 미리 도당과 협의를 거쳐 양해를 구한 뒤 초청장을 인쇄했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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