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민심이반, 검찰 기획수사로 못 바꿔"

'일방 출석'하자 검찰 퇴짜. "잔인한 검찰, 인격살인 수사"

2023-05-02 10: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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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예고한대로 검찰에 일방출석했으나, 검찰 역시 예고한대로 로비에서 돌려보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오전 9시57분께 변호인을 대동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청사내로 들어갔다가 몇분 뒤 다시 나왔다. 검찰이 로비에서 출입증을 발부하지 않고, 원한다면 서면으로 입장을 제출해달라고 퇴짜 놓았기 때문.

송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일단 "다시 한번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며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검찰은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측근과 후원조직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중인 검찰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신혼부부, 워킹맘, 20·30대 비서들을 압수수색 임의동행 명분으로 데려가 협박하고 윽박지르는 무도한 행위를 하고 있다"며 "인생털이, 먼지털이식 별건수사로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인격살인하는 잔인한 검찰 수사 행태가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검찰을 원색비난했다.

이정근 녹취록 보도와 관련해서도 "수사 시작 전 피의사실이 유출되고 전 언론에 공개돼 매일 추측성 기사가 남발하면서 한 사람 인생을 짓밟아 정말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비판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을 담당해야 할 특수부가 야당 수사에 올인해선 되겠냐"며 "민심이반을 검찰 수사로 바꿀 수 없다"며 돈봉투 수사가 민심이반을 막기 위한 탄압성 수사인 것처럼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윤석열정권 출범이후 1년 동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3부는 이재명대표 수사에 올인하였다"며 "그런데 별효과도 없고 윤석열정권의 대미,대일 굴욕외교과 경제무능으로 민심이 계속 나빠지자 2부가 나서서 일부언론과 야합하여 송영길을 표적삼아 정치적 기획수사에 올인하고 있다"며 기획수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후원조직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10년 이상 유지돼 온 사단법인이자 기획재정부 지정 기부단체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에 대한 압수수색은 명백한 정치적 탄압행위"이라며 "나는 지금까지 먹사연 회원이자 고문으로써 회비와 후원금을 내왔지, 한 푼도 먹사연의 돈을 쓴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돈봉투 수사를 특수2부가 하는 데 대해서도 "장관의 직접 하명수사를 하는 부서가 담당함으로써 정치적 기획수사가 되고 있다"며 "특히 특수부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사가 아니라 미리 그림을 그려놓고 그것에 짜맞추기 수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사건은 당연히 공안부에 배당돼 수사해야할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돈봉투 살포를 몰랐냐는 질문엔 "전당대회가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하고 저는 후보로서 30분 단위로 전국을 뛰어다녀 제가 모를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거듭 이정근 등의 일탈행위로 규정했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를 수사중인 검찰은 송 전 대표를 '공범'으로 적시, 그를 돈봉투 살포에 직접 관여한 배후로 판단하고 있다.

그의 '일방 출석'에 대해선 당내 시선도 곱지 못하다.

비명 이원욱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실효성은 없어 보이고 약간은 좀 어리둥절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국민들께서 생각할 때는. ‘아니, 부르지도 않았는데 왜 가? 검찰이 다 수사할 수 있는 조건이 되면 그때 부를 텐데’ 뭐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고 힐난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일방 출석했다가 검찰이 출입증을 발부하지 않자 돌아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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