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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나는 제정신이다"

원색적 감정 표출, "터질 때 터지더라도 다르게 할 건 하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21일 고건 전총리를 비난하고 전시작전권 회수에 반대하는 전 국방장관-참모총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전방위로 각을 세웠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자문회의상임위에서 당초 20분으로 예정됐던 연설 시간을 70분으로 연장하면서 때로는 연단을 치고, 때로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채 공격적이면서도 격앙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고건은 실패한 인사, 김근태-정동영 기용하고 욕만 얻어먹어"

노 대통령은 우선 초대총리로 고건을 기용한 이유와 관련, "제일 어려운 것이 소위 각계각층의 대표적 지도자들 또는 원로들을 모아놓으면 서로 통화가 안 된다. 말을 다르게 쓰고 있다"며 "내가 이것 한번 해 보자고 맨 처음에 고건 총리를 기용했었다. 고건 총리가 다리가 되어서 그 쪽하고 나하고 가까워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그랬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오히려 나하고 우리 정부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 왕따가 되는 그런 체제에 있다. 중간에 선 사람이 양쪽을 끌어당기질 못하고 스스로 고립되는 그런 결과가 되기도 하고"라며 "하여튼 실패한 인사다. 결과적으로 실패해 버린 인사"라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탄핵복귀후 김근태-정동영 기용과 관련해서도 "링컨 대통령의 포용 인사는 내가 김근태씨나 정동영씨를 내각에 기용한 그 정도하고 비슷한 수준"이라며 "링컨 대통령 책에 오래 오래 남고 남들이 연설할 때마다 그 분 포용인사 했다고 인용했는데, 나는 비슷하게 하고도 인사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고 사니까 힘들다. 링컨 흉내 좀 내려고 해 봤는데, 잘 그게 잘 안 된다. 재미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나는 제정신이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안보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보수진영을 향해서도 맹비난을 퍼부었다.

노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된 이재정 통일부장관 임명과 관련, "장관 지명해 가지고 국회 청문회 내보내놓으면 6.25가 남침이오 북침이오 묻는다. 내가 한국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할 만한 사고력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전제가 붙지 않느냐? 참 억울하다"며 "나는 제정신이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다음에 우리 안보 좀 조용히 했으면 좋겠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 논란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보수언론과 보수진영을 비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쐈어요. 쐈는데, 강원도 북쪽 어디에서 저 함경북도 앞바다 어느 쪽으로 미사일을 쐈는데, 한국으로 그 미사일이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 않은가? 다 알고 있는 일이지 않은가"라며 "그런데 정부가 나서 가지고 '국민 여러분! 미사일을 쐈습니다. 라면 사십시오, 방독면 챙기십시오' 이것 해야 하느냐? 새벽에 비상을 걸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아침에 보고를 받았다. 보고받고, 긴급히 안보상임회의를 소집하자고 했는데, 하지마라, 하지 맙시다. 하지 맙시다, 국민들을 놀라게 할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그래서 11시에 한번 모이자. 관계장관 간담회로 하자고 했다"며 "(그후) 왜 북 치고, 장구치고 국민한테 겁주지 않았냐며, 나를 얼마나 구박을 주는지요. 조용히 하자. 우리나라 안보 그렇게 북치고, 장구치고 요란 떨지 않아도 충분히 한국의 안전을 지켜 낼만한 국력이 있고 군사력이 있다"고 말했다.

주머니에 손 넣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강연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연합뉴스


"국방장관-참모총장 별들 달고 거들먹거려...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노 대통령은 또 전시작전권 회수 논란과 관련해선 전 국방장관-참모총장들을 직접 거명하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노 대통령은 우선 전시작전권 회수배경과 관련, "국방력을 비교하면 이제 2사단 뒤로 나와도 괜찮다"며 "내가 왜 그걸 옮기냐, 옮기는데 동의했냐, 심리적 의존 관계, 의존상태를 벗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한테 매달려 가지고 바지가랑이 매달려 가지고, 미국 뒤에 숨어서 '형님 백만 믿겠다', 이게 자주 국가의 국민들의 안보의식일 수가 있겠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용산 주한미군 기지 이전과 관련해선 "아무리 우방이라 할지라도 수도 한복판에 그것도 청나라군대가 주둔했던 그 자리에 하필이면 그리 꼭 있어야 되겠느냐, 옛날에 우리나라 독립협회가 모화관이 있던 자리를 헐어버리고 독립문을 세운 것은 그것이 현실적이든 아니든 간에 역사적으로 상징성이 있지 않느냐?"며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와 같은 역사적 행위 되는 것 아니냐? 인간은 그야말로 역사적 동물 아니냐? 용산기지, 작통권, 명분은 그렇다. 명분은 자주국가 당연한 이치"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전작권 회수 반대 서명을 벌였던 전 국방장관 등을 향해 "작전통제권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 통제도 한 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놔놓고 나 국방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얘기냐?"며 "그래서 작통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몰려가서 성명내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니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비난했다.

"터질 때 터지더라도 다르게 할 건 하겠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강연 곳곳에 '비주류'인 자신의 소외감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향후 격한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안보정책에 대한 보수진영의 비난과 관련, "모든 것이 노무현 하는 것 반대하면 다 정의라는 것 아니겠냐? 흔들어라 이거지요, 흔들어라. 난데없이 굴러 들어온 놈. 예,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서도 "나는 지금 이렇게 얘기하고 여러분들께서 이 자리에서 박수를 쳐주셨습니다만, 여론조사하실 때는 전부 곱표 치셨을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 보니까, 네편 내편 할 것 없이 전부 잘못했다고 다 곱표 쳐놨는데, 정말 정치라는 것이 어렵구나, 양심껏 소신껏 했는데, 양심껏 소신껏 하면 판판이 깨지는 게 정치구나, 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밑바닥 지지율을 자신의 소신을 몰라주는 국민 탓으로 돌렸다.

노 대통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러나 이대로 계속갈 수 없다, 달라진 것은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터질 때는 터지더라도 다르게 할 건 다르게 하겠다, 그게 단임 정신 아니겠냐"고 향후 모종의 특단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고향 친구들 만나기 제일 미안하다. 고향친구, 학교 동창들은 나 대통령 만들려고 다니면서 친구들한테 표 찍으라고 했는데, 지금 몰려 가지고 지금 박살이 나고 있으니까, 이 친구는 어디 술자리 가서 괴롭기 짝이 없다. 그런 애로사항은 있으나, 그 사람들 체면보다 더 큰 게 나는 국가의 미래라고 생각해서 그냥 그렇게 싸잡아가기로 했다"며 자신의 통치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70분간 연설 동안 때로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공격적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때로는 연단을 치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드는 등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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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1 26
    asdf

    부동산 폭등시켜 놓은 것 한가지 만으로도 중죄인
    뭐 잘한거 있다고 생쑈냐?
    니가 억장이 무너지는 서민들 심정 알고나 이런 쑈하는거냐?
    입이 열개가 있어도 할말이 없으련만.

  • 29 16
    X-맨

    내가 빨면 로맨스 니가 빨면 불륜이라!
    바싹 업드려 부시가 요청하기도 전 일사천리로 이라크파병 추진하고 구걸하듯이 한미FTA 애걸복걸하는 것도 자주이고 이미 예정되어 있던 작전권환수는 내가 추진하니 더 대단한 자주라고!
    내가 빨면 로맨스 니가 빨면 불륜이라!
    고건을 총리로 기용한것은 확실한 실패이고 그 실패한 인사를 기용한 대통령은 훌륭한가!
    정말 실패한 인사는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든 국민들이다!......
    민생경제 파탄에 대한 말 한마디 없이 정쟁이나 부추기는 악이나 써대며 허구헌날 수구꼴통적 정책을 펴면서 조중동과 수구꼴통에게 욕이나 먹으면 그게 개혁이라 생각하는 그런 대통령 이제 그만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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