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독자들께서 채우는 공간입니다.
가급적 남을 비방하거나 심한 욕설, 비속어, 광고글 등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기생충학자가 고건 전 총리에 대하여 쓴 정치칼럼

희망한국
조회: 1468

어느 기생충학자가 고건 전 총리에 대하여 쓴 정치칼럼

-단국대 서민 교수님의 ‘이미지와 실체’라는 글을 읽고 나서

서민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6월 15일자 한겨레신문의 ‘이미지와 실체’라는 칼럼, 잘 읽었습니다. 기생충학을 전공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치에 대한 나름대로의 지식을 바탕으로 실체가 있는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으로 이해를 하였습니다.

서 교수님께서 쓰신 글 중 고건 전 총리와 관련된 내용에 대하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먼저 고 전 총리에 대한 서 교수님 주장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고건은. 각종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의 달인’이다.
2. 고건은 자기 색깔이 없다..
그가 풍기는 안정적 이미지 때문에 지지도는 늘 높지만,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의당 있어야 할 자기 색깔이 그에게선 보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른 정당들이 앞 다투어 그를 영입하려 목을 매겠는가.
3. 높은 지지도에 도취되어 탄핵 때 잠깐 해본 대통령 자리에 미련을 갖는다.
그가 높은 지지도에 도취되어 탄핵 때 잠깐 해본 대통령 자리에 미련을 갖는 건 이해할 만하다.
4. 민심은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이미지로 쌓은 그의 인기가 대선 출마 이후에도 계속 유지 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민심은 변덕이 심하며, 헹가래를 친 뒤 손을 놔 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즐겨 한다. 그러니 너무 민심을 믿지 말자.

서 교수님의 글을 읽고 나서 먼저 저에게 떠오른 생각은 고도의 과학적 전문 영역인 기생충학을 전공하는 의대 교수가 본인의 전공과 무관한 이런 종류의 글을 쓰게 된 동기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본인이 인간 고건, 정치인 고건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서 교수께서 이유야 여하튼 고 전 총리를 정치적인 의도에서 공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또 사실을 왜곡하여 대중에게 전파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고 전 총리에 대하여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남들이 쓴 정치적 공세 차원의 글들을 읽고 나서 나라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순수하게 쓴 글이리라 생각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서 교수 본인자신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요새 온 국민과 언론이 걱정하고 우려하는 좌파 내지 신좌파적 성향의 소유자 혹은 특정 색깔이 분명한 분이어서 자기와 다른 성향의 정치인에 대한 이념투쟁 차원에서 쓴 글이라고 한다면, 이는 아주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참고로, 세간의 이목을 주목 시킨 바 있는 동국대 모 교수도 어느날 갑자기 고 전 총리에 대하여 이념 운운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는 것을 밝혀드립니다.
더욱이 만일 특정 정치 집단의 정치적 공세를 대신하거나 대변하거나 청부 받아 쓴 글이라고 한다면 이런 일은 학자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일이라 하지않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교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고 전 총리는 ‘행정의 달인’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에 그 애칭이 바뀌었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뛰어난 정치적 역량과 경륜으로 슬기롭게 극복한 대통령권한대행 시절의 고건을 보고 언론과 국민들은 그를 ‘행정의 달인’의 영역을 넘어선 ‘국정 운영의 달인’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근자에 들어 일각에서 굳이 고건을 ‘행정의 달인’이라고 부르는 데는 ‘행정만 달인’, ‘정치인 고건이 아닌 행정가 고건’으로 묶어 두려는 정치적 공세 차원의 함의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한편, 고건은 창조적 실용주의, 중도 개혁적 실용주의 실사구시의 정신를 주창하면서, 우리 사회 일각의 이념과 색깔 논쟁이 하루 속히 종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각 정당에서 앞다투어 고건을 영입하고자 하는 것은 색깔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민지지도가 가장 높은 정치인이기 때문입니다. 고건은 색깔을 싫어합니다. 이념 스펙트럼 논쟁도 싫어합니다.

다음으로, 고건이 1년 이상 차기 대권후보 국민지지도 조사에서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 인지를 묻는 국민여론 조사 결과, 고건의 국정운영능력을 들고 있는 국민이 가장 많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고건은 ‘높은 지지도에 도취되어 대통령자리에 미련을 갖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국가와 국민이 그를 필요로 하는 상황 하에서 그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깨달아 결단을 내릴 것임을 여러 차례 밝힌바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국가간 무한 경쟁의 시대에 우리 나라를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선진 강국으로 만들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가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국민들은 고건에게서 가능성을 찾고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을 우매한 백성으로 전제하는 사고는 엘리트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식인들이 경계해야 할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서 교수께서는 민심은 변화무쌍하다고 하셨는데, 맞는 이야기지요. 그러나 길게 보면 민심은 천심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민심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요.

지식인들은 자기 개인의 이념 성향이나 특정 연고에 함몰되어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 그리 많지도 않은 우수하고도 훌륭한 자연과학자들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본인의 학문 영역에서 세계적 업적을 거둘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해야 합니다. 최근 우리 사화가 겪었던 어느 과학자의 사기행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치인후원회, 상갓집, TV 신문 등의 언론 등에 자주 얼굴을 드러내는 과학자의 비극은 되풀이되어서는 안됩니다. 기생충을 연구하는 학자는 세계에서 최고의 기생충학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합니다. 신문에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의 잡문이나 쓰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과학자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나라의 자연과학자가의 논문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게재되었다는 기사를 읽는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입니다. 또, 우수 과학지들이 BT산업 발전에 기여할 무엇인가를 찾아냈다는 기사 또한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기생충학자가 쓴 정치칼럼은 어딘가 씁쓸한 뒷맛이 있다는 것을 숨기고 싶지가 않습니다.

<관련기사>
[야!한국사회] 이미지와 실체 / 서민

[한겨레 2006-06-14 19:45]


[한겨레] 9년 전 〈판관 포청천〉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었다. 드라마의 인기가 실로 대단했는데, 주인공인 포청천이 당시 서울시장 조순씨와 비슷하다는 설이 유포되었다. 그 설은 삽시간에 퍼져 조씨의 지지도가 급속히 상승하는 결과를 빚는데, 이에 고무된 조씨는 결국 시장직을 버리고 대권 출마를 선언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아들 중 두 명이 군대에 못 간 사실을 공개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포청천〉이 끝나면서 그의 인기도 사그라졌고, 그를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합병되면서 대권의 꿈은 사라지고 만다.
그로부터 얼마 뒤, 박정희 신드롬이 불어닥치기 시작했다. 민주화 투쟁을 했던 대통령이 경제를 말아먹자 ‘차라리 그때가 나았다’는 풍조가 확산된 탓이었고, 박정희를 모시던 신문의 논객은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지저분한 글을 써서 박정희 신드롬에 기름을 부었다. 그와 동시에 이인제씨가 박정희와 닮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지도가 급상승했다. 흥분한 이씨는 경기도민을 버려두고 대선에 출마했는데, 그가 믿을 건 이미지뿐인지라 ‘박정희와 키가 1㎜도 차이나지 않는다’는 말이 유세에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인기도 거품이었다. 보수언론이 양자구도로 몰아가기도 했지만, 박정희에 편승한 이인제의 인기는 결코 오래갈 것이 아니었다. 그때 참지 못함으로써 그는 경선불복이란 치명적인 상처를 자초했고, 5년 뒤에도 또다시 경선에 불복함으로써 그의 정치생명은 막을 내렸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대한민국은 축제 분위기였다. 월드컵의 성공을 가져온 정몽준의 인기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의 지지도가 오르기 시작하자 정몽준도 흥분의 덫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구도를 3파전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월드컵의 기억이 잊힘에 따라, 그리고 정몽준이 각종 토론회에서 좌충우돌함에 따라 그의 지지도는 낮아져만 갔다. 결국 정몽준은 노무현과 단일화를 해야 했고, 그나마도 선거 하루 전날 유례없는 경선파기 선언을 함으로써 한국 정치를 코미디로 만들었다.
법무부 장관을 마치고 변호사로 돌아간 강금실의 경우,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강금실 서울시장론’이 대두하였다. 여론조사에서 그가 계속 1등으로 나오자 지지도가 바닥이던 열린우리당은 당장의 위기를 넘기는 데 급급한 나머지 강금실에게 매달렸다. 출마선언 직후 ‘지지도 1위 후보’를 거듭 강조하던 강금실은 역시 이미지로 승부하는 정치인을 만나 상승세가 꺾였고, 결국 참패하고 만다. 여성으로서 서울시장에 도전한 건 나름대로 평가받을 구석이 있고, 강금실이 나름의 내실을 갖춘 괜찮은 정치인이었건만, 민심은 그렇듯 야박했다.
고건. 각종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의 달인’이다. 그가 풍기는 안정적 이미지 때문에 고건의 지지도는 늘 높지만,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의당 있어야 할 자기 색깔이 그에게선 보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른 정당들이 앞 다투어 그를 영입하려 목을 매겠는가. 그가 높은 지지도에 도취되어 탄핵 때 잠깐 해본 대통령 자리에 미련을 갖는 건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이미지로 쌓은 그의 인기가 대선 출마 이후에도 계속 유지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위에서 본 것처럼 민심은 변덕이 심하며, 헹가래를 친 뒤 손을 놔 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즐겨 한다. 그러니 너무 민심을 믿지 말자.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의 자유지만 말이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8226;기생충학 [한겨레 2006-06-14 19:45]
ⓒ 한겨레(http://www.hani.co.kr)

댓글쓰기 목록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0 0
    옆구리

    하하하 나도 기생충같은 학자라고 오해했네~
    이거 완존 웃긴걸~

  • 0 0
    ㅋㅋㅋ

    ㅋㅋㅋ
    기생충 학자라고 해서 기생충 같은 학자라는 말인줄 알았네.
    기생충 연구하는 학자구나 ㅋㅋㅋ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