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30일 당 쇄신안 발표 직후 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최고위원이 모든 일정을 접고 산으로 향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강재섭 대표가 당 쇄신안을 발표할 때 참석하지 않았음은 물론, 당 소속 의원 대부분이 모인 의원총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열린 4월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최고위원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후에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며 서울 모처의 산으로 들어가셨다"며 "언제까지 생각을 정리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캠프 역시 아직 분명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지 않다.

강 대표의 당 쇄신안 발표 직후 박근혜 캠프가 "환영한다"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는 달리, 이명박 캠프측은 말을 아꼈다. 박형준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의견을 청취 중이고 숙고 중인 상태"라며 "대부분은 강 대표의 당 쇄신안이 하나도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흡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숙고와 관련,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건 내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하겠다. 캠프 내 입장과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그렇지만 이 최고위원의 결정에 캠프는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퇴진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정형근 최고위원도 의총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오늘이나 내일 중 최고위원들이 한 번 모여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개인적인 입장은 아직 갖고 있지 않고 모임을 통해 입장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진퇴를 고민했던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지금은 말을 아끼는게 좋을 것 같다"며 "조금 더 고민한 후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조만간 저의 입장을 발표할 때가 오리라고 생각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