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철회함에 따라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 예상됐던 한나라당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이 최고위원의 사퇴 철회는 사퇴로 강재섭 지도부가 붕괴하면서 분당사태가 초래될 경우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분당 책임이 쏠리면서 최근 하향곡선을 긋고 있는 지지율에 치명타가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서울시장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2일 "이재오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철회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 전시장과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10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발표한 뒤, 4.25재보선 참패후 극한혼란을 겪고 있는 당내 분위기 수습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앞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강창희, 전여옥 의원 등에게도 최고위원직 복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손학규 전 경기지사 탈당후 이명박--박근혜 '빅2 체제'로 경선이 진행되면서 빅2간에 극한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판단아래 홍준표 의원 등 당안팎의 보수진영 후보들의 한나라당 경선 참여도 촉구하는 '한나라당 외연 확대방안'도 당 지도부측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박근혜 진영측에 네거티브 공세 자제 및 양캠프간 대화통로 확보 등도 제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앞서 1일 이명박 전시장은 이재오 최고위원을 오전 한차례, 오후 두차례 등 도합 세차례 7시간여에 걸쳐 만나 최고위원직 사퇴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철회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이 최고위원은 오후 들어 이 전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철회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재오 최고위원이 결국 이명박 전서울시장의 요구에 따라 최고위원 사퇴를 철회키로 했다. ⓒ연합뉴스
이재오 최고위원의 최고위원 사퇴 철회로 한때 분당까지 예상됐던 한나라당 내분은 일단 봉합국면을 맞은 양상이다. 그러나 이번 봉합은 어디까지나 미봉책이라는 게 당 안팎의 지배적 관측이다.
'정운찬 불출마'로 범여권이 최악의 지리멸렬 국면을 맞아 한나라당 대표경선 결과가 곧 연말대선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현상황에서 이명박-박근혜 갈등은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진영은 최근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지지율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이명박 전시장측 지지율은 하향곡선을 긋고 있자 5월을 총공세의 적기로 판단하며 대대적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전투적 분위기다.
이 전시장측도 일단 하향곡선을 긋던 지지율이 안정국면에 들어설 경우 '뉴 한나라당'을 기치로 대대적 반격에 나서고, 이같은 개혁 드라이브가 저지될 경우 특단의 결단도 단행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도 이-박간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