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일 오전 10시 자신의 개인사무실인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개혁과 화합을 조화하는 어려운 길을 택하기로 했다"며 일각의 탈당 우려를 일축했다.
이 전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읽은 성명을 통해 우선 4.25 재보선에 대해 "지난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은 패배했다"고 참패를 시인한 뒤, "선거에도 졌지만 그보다 스스로에게 졌다. 우리는 국민의 뜻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내 자신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신에게도 패배의 공동책임이 있음을 시인했다.
이 전시장은 이어 "이제부터라도 국민의 뜻을 받들고 당을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따르더라도 오직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자기 쇄신을 계속해야 한다"며 "당이 부패와 비리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집권세력보다 유능해야 한다. 그래야 정권교체의 명분이 있다"며 철저한 한나라당 쇄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민심의 명령이며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 분당 위기설'과 관련해선 "당의 분열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듣고 있다. 정권교체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다"라며 분당 우려를 일축한 뒤,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과분한 사랑과 기대를 받들어야 한다. 한 편으로 스스로를 엄격히 다스리고, 다른 한 편으로 외연을 넓혀 신선한 기운을 채워가야 한다"고 '외연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한나라당 경선에 당 내외의 인사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전시장은 이어 "그동안 나라와 당을 걱정하는 많은 분들을 만나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결심하였다.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개혁과 화합을 조화하는 어려운 길을 택하기로 하였다"며 거듭 분당 사태는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재오 최고위원 거최와 관련 "이재오 최고위원을 여러 차례 만나, 당의 개혁과 화합에 함께 힘써 주기를 간곡히 부탁했다"며 "부당한 비방이 있더라도 선한 마음으로 대하자고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직 사퇴 철회를 밝혔다.
이 전시장은 이같은 성명 발표 뒤 가진 일문일답에서 박 전대표에 대해 회동을 제안하며 회동 여건과 관련, "무슨 조건도 없다. 무조건 만나서 앞으로의 대화를 해 당이 화합하고 신뢰얻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표를 만나고 당이 본분을 지키게 되면 잘 될 것이란 긍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당은 결코 분열하거나 깨어지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일단 탈당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으나 박근혜 전대표와의 갈등이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연합뉴스
이 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박근혜 전 대표, 강재섭 대표 등과 만나 '화합'을 강조할 계획이었으나, 박근혜 전 대표가 지방일정으로 여의도 사무실에 없어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은 무산됐다. 이 전 시장은 회견을 끝마친 후 곧바도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 강재섭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캠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와도 연락이 닿는대로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