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홍준표 “언론이 이명박-박근혜 찌라시냐?”

<현장> “이명박, BBK의혹에 답 없어”, “정수장학회 원천무효”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13일 “언론이 이명박, 박근혜의 찌라시냐”고 두 유력후보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언론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신문, 카르텔 형성해 이명박-박근혜에 줄선 기사 양산”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언론보도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달 29일 광주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1차 정책토론회 다음 날 조간 신문 기사 이야기로 포문을 열었다.

“토론회 후 다음 날 신문 보고 깜작 놀랐다. 미국 등 선진국은 그런식으로 신문 제작 안한다. 토론 중 알맹이 있는 토론한 사람은 많지 않다. 이튿날 여론조사 등 온갖 것 동원해 몇 페이지하고, 의미 있는 말 한사람은 하단에 깔았다. 미국 같으면 홍준표가 붐 일으켰다 했을 거다. 일부 신문 카르텔 형성해 양 주자 진영 줄서는 듯한 기사 양산하는 것 옳지 않다. 만약 홍준표 정신, 능력, 식견이 제대로 국민에게 알려진다면 지금쯤 지지율이 상당히 다를 것이다. 일부 언론이 담합해 의도적 무시, 의도적 폄하하면 안 된다. 만약 언론이 정상적인 자세를 한다면 대전 토론회 이후부터는 지지율 변동이 획기적일 것이다.”

그는 또 언론이 자신의 출현에 대해 “이명박의 저격수니, 박근혜의 저격수니 이랬는데, 왜 내가 저격수냐, 정책검증 했을 뿐이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대한민국 언론들이 박근혜, 이명박 광고하는 찌라시 들이냐? 현장에 있는 기자들이라도 제대로 의사전달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일부 신문에 재차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13일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대선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지지자들과 연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실 분위기는 내가 제일 잘했다고 하는데...”

그는 이어 부산에서 열린 2차 정책토론회 얘기를 꺼냈다.

“부산토론회 후 홍준표가 제일 내용이 있고 의미 있다고 기자실 분위기가 그랬는데 다음날 기사에는 참모가 써준 글만 익는 사람, 제대로 된 통계수치 모르는 사람들 위주로 보도됐다. 현장 기자들이 데스크에 항의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양대 주자의 찌라시 형태로 언론이 전락하면 되나?”

그는 더 나아가 자신의 이같은 언급이 비단 홀로 주장이 아님을 강조했다.

“아까 언론 종사자들에게 격하게 이야기 했지만 이는 제 말이 아니고 어느 방송사 간부를 토론회 끝나고 만났는데 자기도 이튿날 아침 신문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기자들은 지지율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선진국은 내용, 역량 등등 알려주면 선풍적인 바람이 분다. 열심히 일하고 힘들게 끌고가는 후보를 ‘스몰3’로 계속 폄하하면 스몰3가 왜 경선에 참여하나? 대한민국은 기회의 나라가 돼야 한다. 열심히 일하면 기회를 줘야지, 97년, 2002년처럼 독주체제만 언론이 갖춰서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명박 BBK의혹, 솔직한 답변 없어"

한편 홍 의원은 이 날도 이명박, 박근혜 양 주자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먼저 이명박 전 시장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BBK사건 같은 경우 이명박 후보측의 대응은 제가 보기에는 97년, 2002년도 이회창식의 대응을 하고 있다”며 “솔직하지도, 국민에게도 감동 줄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솔직하게 ‘천하의 이명박도 사기당할 때 있었다. 일만하던 사람인데 정치 휴지기에 일 안하고 앉아 있으니 근질근질했다. 일 하려고 합작했는데, 나와 친인척이 돈 떼였다. 내가 서울 시장 거치고 대통령 하려는데 지금까지 피해받고있다. 대선 나서는 사람이라는 약점 때문에 온갖 억측 루머가 난무한 상황이다’라고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며 “법원장 출신도 보이스피싱(전화사기) 당할 수 있고, 저도 검사 시절 사기 당한 적 있다. 사기는 누구도 당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장수천 할 때 쫄딱 망했지 않았나?”라고 이 전 시장에 조언했다.

그는 “조그만한 사업도 망하는 사람이 정치를 담당하겠나라고 말 들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 휴지기 때 돈 벌어 정치자금 하려다 쫄닥 망했다고 솔직하게 접근했다”며 노 대통령의 화법을 들어 이 전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수장학회는 원천무효, 박근혜 공약은 가진자 공약"

홍 의원은 이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정수장학회 문제는 근본이 없는 것이다. 강탈한 재산이라면 권리의 원천이 없다. 권원이 없는 것이고 그 이후의 모든 행위가 무효다”라며 “그런데 그것을 공익법인이라고 피해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정수장학회는 지금도 박정희 대통령 자제분의 그 측근이 (이사장으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권원이 없는 재산은 원천적으로 무효고 다 무효다. 지난번 부산토론회 때 박 후보에게 그것을 물으면서 박 대표가 질문의 내용도 국민이 평가한다고 반발했는데 그날은 교육.복지분야 토론회니 교육분야라 질문 한 것이고 대통령이 되려 한다면 권원 없는 부분에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박 전 대표에 일갈했다.

그는 특히 박 전 대표의 경제공약에 대해 “박근혜 경제정책은 한나라당이 정부를 상대로 줄곧 요구하던 정책”이라고 평가절하 한 뒤 “그 정책만으로는 서민들 마음에 필이 안 간다. 그 정책만으로는 20%에 해당하는 가진자 계층에는 절대 지지를 받을지 모르나 80%의 서민에게는 와닿지 않는다”고 박 전 대표 공약을 ‘가진자의 공약’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이명박 두 주자를 동시 겨냥, “당내 지지그룹은 양대 주자에 99%가 이미 줄을 다 섰고 공천협박까지 자행되고 있는데 누가 지지하겠나? 저는 거기에 신경쓰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80% 서민정책에 집중하겠다. 내 한 몸 촛불 돼 대한민국 어두운 곳을 밝히는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언론 비판에도 이날 기자들은 1/5 수준, 지지자 1백여명만 애절한 구호

그러나 이같은 홍 의원의 언론을 향한 날선 비판에도 이 날 홍 의원의 대선출정식을 취재하기 위해 당사에 온 기자들은 별로 없었다. 지난 11일, 12일 잇따라 열린 이명박, 박근혜 양 대선주자들의 경선출마 기자회견에는 당사 기자실이 발딛을 틈도 없이 기자들로 넘쳤났다.

이 날 홍 의원의 대선출정식 기자회견에 나타난 기자들의 수는 눈대중으로 봐도 그때의 5분의 1가량이었다.

물론 이명박-박근혜 양 주자에게 허락되던 주요 방송사 생중계도 없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사 마당에서 홍 의원을 기다리던 1백여명의 지지자들은 “반값아파트 대통령”, “무결점 대통령”, “한나라당의 미래” 등의 피켓과 풍선을 들고 그를 맞았다. 물론 수천명이 당사 마당에서 꽹과리를 치며 반기던 이명박-박근혜 지지자들의 세에는 턱없이 모자란 세였지만 홍 의원의 지지자들은 연신 구호와 박수를 보냈다.

기자실에서 당사 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홍 의원은 기자들에게 “저도 지지자들이 있습니다”라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김동현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