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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이한구에게 'Mr. 쓴소리' 헌상

여권내에선 '미운 오리새끼', 李대통령의 최종선택 주목

'미스터 쓴소리'의 주인이 바뀌었다.

왕년의 '미스터 쓴소리'는 조순형 의원이었다. 하지만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과정에 명성이 사그라들었다. 대신 새로 '미스터 쓴소리'라 불리는 정치권 인사가 급부상했으니, 다름아닌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다.

강만수, 이한구에게 '미스터 쓴소리' 헌상하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에게 '뉴 미스터 쓴소리'라는 멋진 닉네임을 선사한 당사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이다. 이명박 정권의 초대 경제총사령관을 맡은 강 장관은 추경예산, 환율 개입, 금리인하 압박, 생필품값 관리 등 '정부주도 경제운용'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때 강 장관 대척점에 선 인사가 이한구 정책위의장이다. 그는 조목조목 강 장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선 강 장관의 '6% 성장목표 달성을 위한 추경예산'에 반대했다. 대신 기저귀, 분유 등 아동용품을 비롯해 연일 폭등하는 생활필수품값 안정을 위해 이들 제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를 주장했다. 추경으로 돈을 푸는 대신, 그만큼 생필품값에 붙는 세금을 깎아주면 서민-중산층의 부담이 줄여들고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내수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말로만 52개 생필품 값을 관리하겠다고 큰소리쳤다가 계속되는 생필품값 폭등에 꿀먹은 벙어리가 된 강 장관에게 아픈 일격이었다.

결국 국무회의에서 추경예산안을 의결까지 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추경예산을 당분간 없던 일로 했다. 강만수 장관으로서는 메가뱅크 논란에서 전광우 금융위원장에게 판정패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한차례 강펀치를 맞은 모양새다.

환율-금리 문제를 놓고도 이 정책위의장과 강 장관은 격돌했다.

강 장관은 취임 전후부터 환율 개입을 노골적으로 선언, 실제로 원달러 환율을 1천원 전후로 끌어올렸다. 6%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수출이 잘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실제로 수출대기업들은 강 장관 덕을 톡톡히 봤다. 최근 삼성전자가 1.4분기 2조1천여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할 수 있었던 데에는 환율급등에 따른 3천여억원의 이익이 큰 역할을 했다. 다른 수출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수출기업이라도 빚이 많은 기업이나, 내수기업과 소비자 입장은 정반대였다. 빚이 많은 하이닉스의 경우 도리어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나는 환차손을 입으며 적자를 기록했고, 국제 원자재값과 환율 폭등이라는 이중고로 제분업체 등 내수기업과 소비자들은 이중삼중의 물가고를 겪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와 내수기업의 희생을 바탕으로 수출기업을 도운 모양새가 된 셈이다.

'민심'을 먹고사는 정당의 정책책임자인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처음부터 강 장관의 환율 개입에 딴지를 걸었다.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궤멸시키기로 작심했냐는 질타였다. 하지만 강 장관 고집은 대단했고, 그 결과 인터넷 등에는 강만수 환율정책이 물가고의 또다른 주범임을 지적하며 "이명박 정부는 역시 1%만을 위한 정권"이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밖에 금리를 놓고도 이 정책위의장은 법에 정한대로 전문집단인 한국은행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등, 최대한 시장경제에 기초한 정책운용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의 평가는 압도적으로 이 정책위의장 편이다.

한나라당내 '미운 오리새끼'

이 정책위의장이 이렇듯 '뉴 미스터 쓴소리'로 급부상하자, 여권내 일각에선 그의 급부상을 달가와하지 않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예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만수 장관의 일방독주를 질타하면서도 이한구 정책위의장에 대해서도 "한나라당도 정책위원회의 의견이 당의 전체 의견으로 국민에게 비쳐서 혼선이 일어나는 일이 있다. 앞으로 당의 정책은 원내대책회의가 있다.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정책을 점검하고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딴지를 걸었다.

차기 당대표 후보주자중 한명인 한나라당의 한 인사는 사석에서 강만수-이한구 대립을 거론하며 "이한구를 대신 입각시키겠나? 망한 대우의 이한구를"이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 정책위의장의 급부상이 반작용을 낳으며, 졸지에 '미운 오리새끼'가 된 양상이다.

이대통령의 선택은?

이 정책위의장의 향후 위상이 어떻게 될지는 이명박 대통령 의중에 달려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후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 강만수 장관외에 반드시 이 정책위의장을 배석시켰다. 정가와 관계 일각에서는 이에 이 대통령이 강 장관과 이 정책위의장을 '검증중'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과연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주목할 대목이 있다. 이 대통령이 최근 들어 '탈(脫)관료주의'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에도 물가대책, 에너지대책 등을 놓고 관료들의 탁상행정을 질타했다. 앞에는 모피아의 폐단을 질타하며, 금융위원회에 민간인을 앉히기도 했다.

이 정책위의장이 최근 강 장관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또하나의 대목이 '관료 낙하산인사' 문제다. 이 정책위의장은 관료 낙하산인사를 차단하는 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강 장관 등은 '전문인력 활용'을 명분으로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행 낙하산금지법이 '관료의 취업자유'를 억압하는 규제라는 논리를 내세워 도리어 낙하산인사를 활성화하려는 황당한 주장까지 펴고 있다.

과연 이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까. 지금 정가와 관계, 그리고 시장이 예의주시하는 대목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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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1 10
    asdf

    강만수는 단견이고 이한구는 장견이다
    경제를 경영하는 시각이 그렇단 말씀.
    MOFIA나 챙기고 숫자놀음이나 하려는 인물은 경제수장 자격없다.
    인기위주의 단기적 처방으로 경제숫자 좀 좋아진들 뭐하나? 오히려 성장잠재력을 갉아 먹는 것이다.강씨는 이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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