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물가대란 임박' 초강력 경고
"두세달후 물가 폭등하고 몇몇 업종 치명타 입을 것"
이한구 "두세달내에 물가에 심각한 영향, 몇몇 업종 치명타"
이틀뒤 정책위의장직에서 물러나는 이 의장은 이 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나라 밖에서는 두 가지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에너지 대란과 식량대란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영향을 받아서 우리 국민 경제 문제를 푸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과 지난달부터 수입물가 상승률을 보면 사상 최고의 수준까지 올라가 있고 생산 물가도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두 세달 내에 소비자 물가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 이대로 간다면 물가상승 때문에 몇 가지 업종은 치명타를 입을 것 같고 서민 생활경제는 상당한 정도의 타격을 입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부분에 관해서 정부가 빨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상당히 과감하고 구체적인 개획을 내놓기를 촉구한다"며 굼뜬 정부를 힐난한 뒤, "정부 계획에는 물론 장기-단기 계획이 다 포함되어야 하지만 특히 장기계획의 경우, 에너지 절약과 관계되는 계획 프로그램화가 되어야 국민들이 믿고 이것이 계속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에서 좀 더 열심히 하고, 한국은행도 여기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만수 경제팀, 최대 시험대 올라
이 정책위의장이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과거 두차례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제3차 오일쇼크' 발발을 강도높게 경고한 것은 쇠고기파동 등으로 가뜩이나 민심이반이 극심한 상황에서 물가마저 폭등하며 경기침체에 빠져들 경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릴 것이란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정책위의장 퇴임을 이틀 남겨둔 이 정책위의장의 이날 발언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진짜 위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음을 경고하며 기본 경제운영 정책의 전면적 수정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그가 이날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정부의 굼뜬 대응을 힐난한 것은 '나홀로 원화 약세'를 통해 물가상승을 이중으로 부채질해온 강만수 경제팀에 대한 질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만수 경제팀이 환율 상승을 통한 수출경기부양책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물가폭등으로,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정치적 위기에 몰릴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영원할 것 같던 유신정권이 1979년 붕괴한 것도 제2차 오일쇼크 발발 등으로 민생이 피폐화하고 있는 데 대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원인이 크다"며 "작금의 물가대란에 자장면값이나 관리하겠다는 식으로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가뜩이나 험악한 국민여론이 완전히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번 물가쇼크가 원유뿐 아니라 원자재, 곡물 등 전방위로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물가 폭등 압력을 가할 뿐 아니라, 내수기업, 중소기업, 자영업자, 농어민 등 일부 수출 대기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업종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기 시작한 상황에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정책위의장의 뒤를 이어 정책위의장을 맡은 임태희 의원도 "지금은 성장률에 신경쓸 때가 아니고 물가를 잡을 때"라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강만수 경제팀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