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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지지자들, 한나라당사 난입

"강재섭 나와 무릎 꿇어라", 당사 유리창 깨지고 부상자 발생

'강재섭 중재안'에 격노한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 1백여명이 염창동 당사 진입을 시도,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한나라당에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자신들을 '한나라당 평당원'이라고 밝힌 시위대 1백여명은 11일 오전 염창동 당사 진입을 시도하다 당사 정문 유리문이 깨지는 등 시위대와 경찰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부상자들도 발생했다.

이들은 머리에 '혁신안 원안고수'라는 머리띠를 두른 채 '강재섭 중재안은 위헌', '전국위원회 저지', '혁신안을 사수하자'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당사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강 대표를 겨냥해 "강재섭은 나와서 무릎 꿇어라"는 원색적인 비난 구호를 외치며 강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배포한 성명서을 통해 "8월 대선후보 경선은 당원 중심으로 실시하고, 강재섭 대표는 정해진 룰대로 경선을 집행하라"며 "국민 참여비율 확대를 고집하는 것 자체가 장외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대표를 맹비난했다. 이들은 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향해서도 "진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기를 원한다면 당원들에 대한 배려에 관심을 쏟으라"고 비난했다.

이번 유혈사태는 강 대표가 중재안 강행 입장을 밝히고 이 전 시장이 대선출마를 선언한 지난 10일부터 예견됐었다. 박사모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5만명 박사모가 총궐기해 박근혜를 구하자", "강재섭과 이명박의 밀약" 등의 격문이 봇물을 이뤘었다.

박사모는 그러나 이 날 회장 명의의 공식 성명을 통해 "당원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은 모르나, 박사모 이름으로 나서는 것은 허락할 수 없다"며 박사모 이름으로 시위대를 결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박사모 회장은 "박사모가 공식적으로 참여한다면 근혜님께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점 헤아려 달라"며 박사모 차원의 집단행동 자제를 촉구했다.

실제로 이 날 당사 진입을 시도한 박근혜 지지자들은 자신들을 박사모가 아닌 '평당원'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박사모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접한 박사모 회원들은 속속 염창동 당사로 결집하자는 글이 올라오고 있어 시위 규모가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당사 진입이 무산된 시위대들은 오후 1시 현재 당사 정문 앞에서 연좌 시위를 벌이는 등 강 대표 면담과 중재안 철회를 강력 주장하고 있다. 당사에는 상주 경찰 이외 1개 중대 병력을 추가로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하고 있으며 당사 안에도 경찰 20여명이 배치돼 추가 난입을 막고 있다.

이번 폭력사태는 "강재섭 경선안의 경선위 상정을 강행할 경우 전당대회장에서 각목사태가 발발할지도 모른다"는 당내 일각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 당 지도부 및 이명박-박근혜 양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박근혜 지지자들이 11일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이영섭기자

난입과정에 부서진 정문 유리창 파편들. ⓒ이영섭기자

강재섭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중인 박근혜 지지자들. ⓒ이영섭기자

농성중인 박근혜 지자자들. ⓒ이영섭기자

박근혜 지지자들의 당사 난입 사태가 발발하는 등 '강재섭 중재안' 파문이 극한적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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