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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이명박 돈에 매수됐나"

<현장> 박근혜 지지자들, 강재섭-이명박 야합 주장

박근혜 지지자들의 한나라당사 난입사태의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11일 오전에는 '한나라당 당원 권익찾기 운동본부' 단체 소속 회원 1백여 명이 염창동 한나라당사를 찾아 강재섭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어 오후에는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소속 회원 1백여 명도 당사를 찾아 강재섭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이들은 강재섭 대표와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밤샘농성은 물론, 당에서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뜻을 밝히고 있다.

"요구 불응시 밤샘농성은 물론, 농성 계속할 것"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정해진 경선 룰을 이명박이 갑자기 강재섭에게 맡겨 개정하자는 것은 한나라당 당론에 군림하는 강재섭과 이명박의 야합에 불과하다"며 "한나라당이 정한 경선 룰을 강재섭과 이명박이 마음대로 이명박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중재안은 강재섭과 이명박의 사견일 뿐 한나라당의 경선 룰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강성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수권정당 대표라면 정당하게 당을 끌고 나가야 함에도 한쪽에 좋게 끌고 가면 안 된다"며 "강재섭 대표는 좌파인 인명진 윤리위원장을 앉혀 보수우파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는다고 하면서 그런 사람의 휘둘림을 받았다. 강 대표는 임무를 다하든지, 물러나야 한다"고 색깔공세까지 펴면서 강 대표를 맹비난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회원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일으킨 사람들이 대통령을 해야 함에도 군대도 안 가고, X-파일이 있는 이명박을 후보로 결정해 버렸다"며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고, 한나라당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두 후보 중 한 사람은 영 아니다"라며 "당에 기여한 바도 없고, 시장 한 번 한 것 밖에 없고, 대운하니, 이북 리모델링 사고를 갖고 있어 당을 이끌 자질이 안 된다"고 사실상 박근혜 지지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이 이명박을 미는 것 같다"

또 다른 회원은 "당 대표가 우리가 여기에 온 사실을 알면 와야 할 것 아닌가"라며 "항복할 때까지 여기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고, 오늘도 여기서 잘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다른 회원 역시 "한나라당이 이명박을 미는 것 같다"며 "이명박은 공산좌파 성향이 농후하다. 남민전에 가입, 국보법 위반으로 감옥을 들락날락한 이재오가 최고 측근 아닌가"라고 색깔공세를 폈다. 그는 "대표경선 당시 이재오는 안 된다고 생각해 강재섭을 밀었는데 대표가 되고 나서 이명박에 끌려 다니고 있다"며 "이는 압력에 굴했든지, 아니면 돈에 매수된 것이 아닌가 확신한다"고 분개했다.

현재 이들은 당사 진입 시도는 하지 않은 채 건물 앞 주차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삼각김밥 등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하면서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이강성 회장 등 모임 지도부는 당 민원실을 통해 대표면담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소속 회원 1백여 명이 강재섭 중재안 철회를 요구하며 당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이영섭기자


때 아닌 당사 난입 사건으로 경찰은 바빠졌다. 현재 3개 중대(3백여 명) 규모의 병력이 한나라당사 안팎에 배치된 상태. 당사 밖에는 주로 노인들이 시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무력충돌 등 불상사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었지만, 오전에 물리적 충돌을 빚었던 '한나라당 당원 권익 찾기 운동본부' 회원들도 여전히 물러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당원 권익찾기 운동본부의 이광우 한나라당 중앙위 지도요원은 "오늘 3백~4백여 명 정도의 사람들이 참석했고,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 농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도 곤혹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의 면담 요청에 민원국 관계자들은 "대표가 누가 만나자고 한다고 다 만날 수 있는가"라며 "당 비서실장에게 연락해 오라고 했다"고 사태 수습에 애를 쓰고 있다. 시위로 인해 당사 내부에도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는 상태이고, 현관 역시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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