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상자' <위키리크스>, 한국문건 1,980건
민감 내용 속속 폭로, "김정일, 5년내 사망", "우다웨이 무능"
30일 재미언론인 안치용씨에 따르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서중 주한미국대사관이 미 국무부에게 보고한 문서는 모두 1천980건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미 국무부가 직접 작성한 한국관련 문서 등도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한국 관계 문서는 2천건을 훌쩍 넘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한반도 인접국인 중국, 일본, 러시아의 미국대사관이 보고한 문서 중에는 한국과 관련된 내용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간이 흐르면서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위키리크스> 문건 전체를 제공받은 영국 <가디언> 등 서방 5개언론사의 분석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한국 관련 민감내용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한국이 지난 가을께 북한과 물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 사실이 드러나는가 하면, 북한 붕괴시 중국에게 경제적 이득을 보장하면서 북한을 흡수통일하는 방안이 논의중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여기에다가 30일에는 올해 1월 유명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로버트 킹 미국무부 대북인권특사와 만난 자리에서 "해외에서 근무 중인 상당수의 북한 고위 관리들이 최근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밝힌 사실도 드러났다. 유 장관은 당시 면담에서 "북한의 불안정이 점증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관리들은 극비리에 관리되고 있으며, 그들의 풍부한 대북 정보는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에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천영우 외교부차관(현 외교안보수석)이 지난 2월 중국의 고위관리 2명으로부터 지난해 4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후 북한을 '응석받이'에게 비유하는가 하면, 북한 붕괴시 중국이 독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북한주민은 30만명이며 한꺼번에 난민이 몰려들 경우에는 국경봉쇄를 위해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중국 관리들은 천 차관에게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과대평가돼 있으며, 북한에 대한 중국내 비판여론이 점증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는 북한을 좋아하지 않으나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라며 북한을 포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한편 천영우 차관은 김정일이 자신의 사후에 김정은에게 세습을 시키기 위한 중국의 지원을 얻으려 노력하더라도 김정일이 죽으면 북한체제는 붕괴할 것이라며 북한은 한국에 흡수통일돼야 한다고 미국측에 말하기도 했다.
현인택 통일부장관도 지난해 7월 커트 갬벨 미국무부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은 2015년후에는 살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천영우 차관은 지난 2월 스티븐스 주한미대사에게 "김정일이 사망하면 북한 체제는 2,3년내에 붕괴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북핵을 위한 6자회담에 진지하게 접하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로 "가장 무능하고, 북한과 비확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우다웨이를 6자회담 수석대표로 뽑았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우다웨이 대표를 맹비난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중국의 반발 등이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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